국내 첫선 LG 의류관리기
소비자에 생소…판매 부진
마케팅자문단 "생활가전 부각"
크기·가격↓…월 1만대 팔려
2011년 스타일러가 처음 나왔을 때 의류관리기라는 품목 자체가 국내 소비자에게 생소했던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이 거의 전부인 가전시장에서 새로운 품목이 자리잡았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2013년 9월부터 1년간 활동한 ‘스타일러 마케팅 자문단’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2013년은 스타일러 판매량이 적어 “사는 사람이 LG전자 직원밖에 없다”는 말까지 돌던 때였다. 스타일러를 어떻게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던 LG전자 경영진은 마케팅 분야에서 이름 높은 대학교수 4명을 중심으로 마케팅 자문단을 조직했다. 자문단은 마케팅 전략부터 제품 콘셉트까지 원점에서 다시 검토했다.
자문단은 ‘비싼 의류가 많은 고소득층을 겨냥한 제품’이라는 기존 마케팅 방향을 문제 삼았다. 당시 LG전자는 ‘과거에 없던 가전을 구입하는 사람은 당연히 고소득층일 것’으로 보고 마케팅을 해왔다. 하지만 자문단은 “어떤 용도로 어떻게 사용할지 모르는 제품을 살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일반 소비자가 제품을 이해하고 필요성을 느끼는 ‘생활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LG전자는 이를 근거로 2세대 스타일러의 제품 개발 방향을 정했다. 중산층 주거공간에도 무리 없이 들어갈 수 있도록 제품 부피를 30% 줄였다. 기능을 강화하면서 가격은 기존 스타일러보다 낮춰 접근성을 높였다. 2015년부터 적극 펼친 TV 홈쇼핑 마케팅도 효과가 있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쇼호스트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스타일러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가 올라갔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