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통화량 증가세가 2년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둔화됐다. 조선·해운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은행들이 기업 대출을 조인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시중 통화량(M2·광의통화)은 2420조2856억원(평균잔액 기준)으로 1년 전보다 5.9% 증가했다. 시중 통화량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7.5%에서 올 1월 6.9%로 떨어진 데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이자 2014년 4월(5.5%)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합친 넓은 의미의 통화량을 뜻한다.

신성욱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2015년 하반기부터 조선·해운업을 중심으로 취약업종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지면서 은행들의 기업 대출이 움츠러들었다”며 “그 영향이 M2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부문은 2월 한 달간 통화량이 13조3000억원 늘어난 반면 기업 부문은 5조7000억원 줄었다. 가계는 설 연휴 상여금이 유입되면서 요구불예금과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을 중심으로 통화량이 늘었지만 기업 부문은 은행권의 기업 대출 둔화와 상여금 지급 등으로 통화량이 줄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