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아베 정권이 출범한 2012년 12월부터 시작된 경기회복이 올 3월까지 52개월간 지속되면서 1990년대 ‘거품 경제’ 시기를 제치고 전후 역대 3위의 장기호황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아베 정권 출범 이후 303조엔(약 3075조원)의 자금을 풀고 강력한 엔화약세 정책을 펴며 수출을 지원한 덕에 거품 경제 시절에 쓴 51개월(1986년 12월~1991년 2월)간의 경기회복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 9월까지 회복 국면이 이어지면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본격화된 고도 경제성장기(1965년 11월~1970년 7월) 때의 57개월 호황 기록도 경신하게 된다.
경기 회복 성과는 각종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올해 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했다. 2월 실업률은 2.8%로 2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대졸 취업률(97%)은 완전고용 수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1월 올해 일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일본 경제가 탄탄대로를 걷는 데는 미국이 2009년 7월 이후 장기 회복 국면에 들어서는 등 해외경기가 안정된 점이 한몫했다. 여기에 도요타 등 주요 기업의 실적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경제위기만 없다면 내년까지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란 낙관론이 일본 내에서 늘고 있다.
다만 경기회복 강도는 과거 장기성장기에 비해 약하다는 지적이다. 임금인상 폭이 크지 않아 내수소비가 제자리걸음한 점도 한계로 꼽힌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