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36] 재판 시작도 전에…'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놓고 시끌

민주-국민의당 날선 공방
문재인 "안철수 발언 있을 수 없는 일"
안철수 "왜 소란스러운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발언’을 놓고 각 당 대선주자 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서울 혜화동 동양예술극장에서 문화예술인과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자마자 사면이니 용서니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이 참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기자들에게 “대통령의 사면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사면)위원회를 꾸려 국민 뜻을 모으고 투명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사면 검토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 요구가 있으면 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문 전 대표의 비판에 대해 “사면권 남용이 안 된다고 말한 것인데 왜 소란스러운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안 전 대표의 ‘사면 발언’ 뒤 양당은 정면 충돌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은 안 전 대표를 향해 “국정농단 세력과 연대해 정권교체를 막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고 안 전 대표 측은 “문 전 대표 측이 날조된 프레임으로 네거티브 공세를 편다”고 반박했다.

문 전 대표 캠프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모닝(아침마다 문 전 대표를 비판하는 것)’ 연대는 ‘박근혜 사면’ 연대였느냐”며 “안 전 대표의 사면 발언 보도를 보고 진의를 물었을 뿐인데 국민의당이 과도한 비난 논평을 쏟아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검증에 대해 자꾸 문모닝을 한다고 비난한다”며 “문 전 대표에 대한 검증자료는 많다. 그런 식으로 나오면 ‘문이브닝’도 하겠다”고 글을 남겼다.

자유한국당과 정의당도 사면 공방에 가세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선 후보는 이날 “좌파나 얼치기 좌파들이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얘기하면서 마치 우파 동정표를 가져가려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술책을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안 전 대표는) 대통령이 되면 박 전 대통령을 절대 사면하지 않겠다고 똑 부러지게 입장을 밝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