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인터넷전문은행이 처음 문을 여는 한국과 달리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는 이미 인터넷은행이 금융산업의 중요한 축을 맡고 있다.

가장 활발한 미국에서는 20여개의 인터넷은행이 영업하고 있으며 유럽과 일본에서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주도한 인터넷은행이 빠르게 고객 수를 늘리고 있다. 중국에서조차 ICT 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형 인터넷은행이 본격 영업하고 있다.
[커버스토리] 미국선 20여개 업체 경쟁…일본·중국서도 영업 활발
일본은 2000년 비(非)금융회사의 인터넷은행 경영을 지원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뒤부터 신규 진출이 확대됐다. 대표적인 곳이 일본 통신사 KDDI와 도쿄미쓰비시은행이 합작해 설립한 지분뱅크다. 스마트폰 전문매장에서 지분뱅크 계좌 개설이 가능한 데다 새 스마트폰을 개통하면서 지분뱅크 결제 계좌를 만들면 요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모바일 전용 통장에서는 정기 예·적금 가입과 온라인 쇼핑몰 결제, 전자화폐 충전, 외화예금 등이 가능하다.

중국 인터넷은행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선보인 위뱅크는 소매·기업금융과 신용카드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위챗 가입자를 기반으로 서비스 폭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마이뱅크를 세워 전자상거래 내역 분석을 통해 500만위안(약 8억2000만원)까지 무담보로 대출해주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인터넷은행으로 꼽히는 곳은 찰스슈와브다. 모회사인 증권사 고객을 기반으로 빠르게 은행 계좌 수를 늘렸다. 모회사의 장점을 살려 자산운용에 강점이 있으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찰스슈와브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온라인 자산관리인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전문가)다. 찰스슈와브는 다른 인터넷은행과 달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독일 인터넷은행 피도르뱅크는 페이스북을 통해 신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출과 예금금리가 조정되는 새로운 금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피도르뱅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가 많아질수록 고객의 예금금리가 높아진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