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6회째를 맞은 ‘2017 KT&G 아시아 대학생 창업 교류전’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한국 중국 싱가포르 몽골 등 9개국 대학(원)생 참가자 130여명은 17개팀을 이뤄 창업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송하진 전북지사도 이날 오전 행사장을 찾아 학생들을 직접 만났다. 그는 각국 팀 학생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설명할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했다. 송 지사는 “창업 교류전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청년들의 창업 열정과 생동감 넘치는 아이디어를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청년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전라북도는 청년 창업과 지역 문화예술가를 지원하는 ‘드림스퀘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각국 참가 팀은 쉬는 시간마다 머리를 맞대고 전략회의를 하는 등 치열하게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다른 팀의 발표가 끝날 때마다 환호하며 격려했다. 스마트폰 화면에 나오는 캐릭터를 따라 움직이면 운동이 되는 앱 ‘오디스(ODYs)’를 설명하던 태국 1팀의 발표시간은 축제의 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작년 우승팀을 이끈 이 팀의 발표자가 “따라해볼까요”라고 외치는 순간 참가자 130여명이 일제히 일어나 스크린에 나온 캐릭터를 따라 흥겹게 춤을 췄다.

톡톡 튀는 발표도 눈길을 끌었다. 요리법 앱 ‘살뤼 셰프(salut chef·안녕 요리사)’를 선보인 싱가포르 1팀은 무대 위에 주방용품과 테이블을 들고나와 음식을 조리하는 배경 화면에 맞춰 흉내를 냈다. 관중석에서도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지난 몇 개월간 대회만 준비했다”고 입을 모았다. 결제 시스템 앱 ‘이지페이(Easy Pay)’를 선보인 리다 준(31·중국 베이징대 박사과정)은 “서로 다른 9개 문화에서 나온 사업 아이템을 한자리에서 비교해볼 수 있는 특별한 행사라고 생각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4개월간 아이템 선정과 발표 연습에 매달렸다.

태국 2팀의 발표자 사시트론 트비컬(19·빤야삐왓경영원)은 “우승을 위해 6개월 전부터 시작했다”며 “거의 한 달마다 아이템을 바꾸느라 시행착오를 거듭했고, 수십 개의 앱을 구상했다”고 했다. 이 팀은 다섯 번째 아이템인 무서운 이야기를 읽어주는 앱 ‘말라이(Malai)’로 특별상을 받았다.

2014년 행사에 참가한 천웬원(27·대만칭화대 석사과정)은 올해 두 번째로 참가했다. 첫 번째 참가 이후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와 이번엔 서포터즈로 지원했다. 그는 “2014년 만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본 등 다른 팀 친구들과 아직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연락하고 지낸다”며 “아시아의 젊은 창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함께 꾸는 친구들을 만난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남원=조아란/이민하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