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 구성
하성용 "사업 절대 안놓쳐"
이 사업이 주목받는 것은 당장 17조원에 이르는 규모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미 공군과 계약하면 2025~2030년 미 해군 등 후속 물량 650여대(약 33조원), 제3국 수출 물량 1000여대(약 50조원)도 따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른 나라들도 미 공군의 선택을 참고해 훈련기를 선택하는 것이 관행이기 때문이다.
하성용 KAI 사장(사진)은 30일 기자와 만나 “한국 방위산업 역사상 이렇게 큰 단일 계약은 거의 없었다”며 “사업을 따내면 파급 효과는 100조원에 육박하기 때문에 절대로 놓쳐선 안 된다”고 결의를 내비쳤다. 그는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이 사업을 따내지 못하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고 임원 39명도 동참해 조건부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 사장은 미 공군의 제안요청서 공고가 나온 지난해부터 록히드마틴 경영진과 협력하기 위해 총 10회, 53일간 미국에 머물며 사업 준비를 진두지휘했다.
록히드마틴-KAI 컨소시엄은 KAI가 개발한 국산 고등훈련기 T-50을 미 공군의 요구 수준에 맞게 개조한 T-50A를 내세우고 있다. 경쟁자는 미 보잉과 스웨덴 사브 컨소시엄이 될 전망이다.
하 사장은 “우리는 오랜 검증을 거쳤다는 점에서 보잉-사브 컨소시엄보다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며 “새 비행기를 만들면 수시로 결함이 나오기 마련인데, 우리는 그런 결함을 모두 바로잡았다”고 설명했다.
T-50A는 2015년 말 시제기가 나오고 작년 5월 초도비행을 마쳤다. 기반이 되는 T-50은 이미 144대가 한국 공군에, 56대가 인도네시아 태국 이라크 등에 수출됐다. 하지만 보잉 컨소시엄은 뒤늦게 개발에 착수해 작년 9월에서야 시제기를 내놨다. 록히드마틴 측은 훈련기 전력화 시점을 기존 2024년에서 2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미 공군에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