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만 이제라도" 안산합동분향소·기억교실에 추모 발길 이어져

세월호 시험인양 소식이 들려온 22일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선체의 온전한 인양을 한 마음으로 기원했다.

분향소에는 백발의 할머니, 대학생, 주부로 보이는 여성과 손잡고 나온 어린아이까지 저마다 국화꽃을 바치며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제단에 놓은 사진과 편지를 둘러본 추모객들은 직접 글을 남겨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으며, 일부는 끝내 울음을 터뜨려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안산에 거주하는 송철섭(59)씨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유가족들이 얼마나 힘들고 지쳤을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며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세월호를 인양해 사고의 진실을 꼭 규명해냈으면 한다. 그것이 유가족들이 바라는 바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모(23·대학생)씨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3년이 흘렀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인양을 못 한 것인지, 안 한 것인지 정부에 묻고 싶다. 이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50대 여성은 "세월호 인양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지만, 너무 늦은 것 같아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사진 속 아이들이 '진실을 규명해달라'고 외치는 것 같아 슬펐는데, 하루속히 인양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세월호 참사 3주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분향소 옆 유가족 대기실을 찾은 시민 봉사원들도 많았다.

봉사원 10여 명은 노란 리본과 팔찌 등 '기억물품'을 포장하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봉사원 노승연(25·여)씨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족들, 특히 미수습자 가족들이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며 "세월호 인양 시 미수습자는 물론이고, 유류품도 잘 수습되기만을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안산교육지원청에 마련된 기억교실을 찾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이정태(66)씨는 '무엇을 어떻게 쓸까. 너무 늦게 왔다. 다음 달 16일이면 3년. 긴 시간 많이도 울었다'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써뒀다.

그는 "이 많은 아이가 영문도 모르고 희생을 당해야 했다는 사실이 가슴 찢어지게 아프다"라며 "근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진실을 덮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원고 관계자는 "사고 당시 근무하던 교사를 포함한 전 교직원이 한마음으로 세월호의 인양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 3주기 전 인양에 성공해 모두가 희망하는 '진실규명'에 한 걸음 더 다가갔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안산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k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