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 굴욕
애플이 가격을 크게 낮춘 신형 아이패드를 선보였다. 아이패드 판매량이 3년 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치자 가격 전략을 수정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21일 9.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신형 아이패드 와이파이 모델을 역대 최저가인 329달러(국내 판매가 43만원)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작 아이패드 에어2가 399달러에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약 18%(70달러) 저렴해진 것이다. 고성능 제품인 아이패드 프로 9.7인치 제품(729달러)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애플이 아이패드 가격을 크게 낮춘 것은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3년 4분기 아이패드 판매량은 2600만대 규모로, 115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당시 아이폰 매출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아이패드 사업이 아이폰 못지않게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아이패드 판매량은 1310만대, 매출은 55억달러로 절반으로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라인 레이스 애널리스트는 “아이패드처럼 키보드가 없는 태블릿은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태블릿 판매량은 5300만대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7 시리즈의 빨간색 모델인 ‘레드 스페셜 에디션’도 선보였다. 에이즈 퇴치 운동을 벌이는 비영리 단체 ‘레드(RED) 재단’과 10년 넘게 이어온 협력을 기념해 선보인 제품이다.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레드 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아이폰7 레드 에디션은 24일부터 한국 등 40여개국에서 판매된다. 국내 판매가는 모델별로 106만~137만원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