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중국 '납면'을 '라멘'으로…세계인 입맛 잡은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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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셰프' 박찬일의 세계음식 이야기 - 일본 (1)
발로 밟아 반죽 사누키 우동에서 전통 깊은 소바까지 후루룩~ '면의 천국'
면발 얇은 후쿠오카 포차의 돈코츠 라멘
살짝 덜 익힌 맛으로 서민들 허기 달래
전후 미국의 값싼 밀 공급으로 우동 발전
300~400년 역사 자랑하는 고급 소바집도
발로 밟아 반죽 사누키 우동에서 전통 깊은 소바까지 후루룩~ '면의 천국'
면발 얇은 후쿠오카 포차의 돈코츠 라멘
살짝 덜 익힌 맛으로 서민들 허기 달래
전후 미국의 값싼 밀 공급으로 우동 발전
300~400년 역사 자랑하는 고급 소바집도
라멘의 원조는 중국 ‘납면’
라멘은 어지간히 먹었다. 일본 전역이 ‘라멘 공화국’이다. 라멘 잡지도 나온다. TV에는 새로운 라멘집을 발굴하는 프로그램도 방영한다. 지역마다 자기 고장 라멘이 최고라고 한다. 라멘 스타일도 가지각색이다. 먼저 규슈. 한국에서 제일 가까워서 한국인이 많이 가는 곳이다. 후쿠오카는 라멘 성지다. 라멘으로 먹고산다. 오직 라멘을 먹으러 세계의 관광객이 오는 경우도 있다. 부산 사람들은 당일치기로 라멘 먹고 온다는 말도 있다. 아침 비행기로 40분 날아가서 라멘만 먹고 40분간 비행하고 귀국하는 마니아가 있을 정도라고 한다.
예를 들어 두꺼운 우동은 10분 넘게 삶아야 한다. 1~2분이면 삶아 건져서 미리 준비한 육수에 말아낼 수 있다. 포장마차는 서서 먹기도 한다. 좌석이 적으니 앉더라도 회전이 생명이다. 그래서 빨리 말아낸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덜 익혀 먹는 문화가 생겼다. 면을 빨리 삶다 보니 덜 익은 경우가 있었다. 꼬들꼬들했다. 나름대로 맛있었다. 그래서 후쿠오카에는 마치 이탈리아의 ‘알 덴테’(설 익혀 먹는 방식)처럼 국수 익힘 주문이 따로 있다. ‘가타’라고 주문하면 엄청 설익은 국수를 준다.
나가사키 라멘이 짬뽕이 된 사연
상화시켜서 자기 세력권의 교두보를 삼을 필요가 있었다. 국민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했다. 미국에서 남아도는 밀가루를 무상으로, 나중에는 싸게 공급했다. 이 때문에 우동이 크게 유행할 수 있었다. 가쓰오부시와 간장을 넣은 국물에 미국산 밀로 만든 면을 후루룩 먹고 일본은 재건에 나섰다.
발로 밟아서 탄력 높인 우동
우동은 라멘에 좀 밀리는 판세다. 라멘은 자극적인 고기와 뼈 국물에 말아내니 더 감칠맛이 있고 진하다. 우동은 소박하고 맛이 점잖다. 클래식하다. 라멘도 향수 음식이고, 솔푸드지만 우동도 그렇다. 요즘은 우동도 다양해지고 있다. 카레우동은 기본이요, 토마토소스 우동도 팔린다. 우동도 전국적인 개성이 있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사누키 우동은 주코쿠 지방 우동이다. 면을 길게 자르고, 각이 져 있다. 발로 밟는 반죽이 유명하다. ‘족답’(足踏: 아시후미)’ 즉 발로 밟아서 탄력을 올리는 면이다. 쫄깃하다. 사누키 우동 중에서 다카마스 지방 우동은 더 특이하다. 길이 50㎝가 넘는 면을 씹지 않고 삼킨다. 목으로 먹는 면이라고 한다. 목넘김(노도고시)의 미학이라고 자랑한다. 한국인이 잘못 따라하다가는 큰일난다. 그냥 씹어먹어도 뭐라 안 한다.
10만원 넘는 고급 소바도 있어
고급 소바집은 300~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곳도 있다. 도쿄 아자부주반 지역에 있는 유명한 소바집에 가서 술 몇 잔을 곁들여 소바를 곱빼기로 먹었더니 두 사람에 10만원 나와서 놀란 적이 있다. 소바는 국물에 말아먹는 것과 우리가 잘아는 자루소바(모리소바라고도 한다) 스타일로 크게 나뉜다. 국물은 우동과 비슷하다. 가쓰오부시 같은 말린 생선과 간장으로 맛을 내고 면을 말아낸다. 자루소바는 진한 소스(쓰유)에 살짝 찍어먹는 게 제격이다. 도쿄가 소바의 원조라고 하지만, 일본 어디든 도쿄식 소바집이 널려 있다.
박찬일 셰프 chanilpar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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