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2.0' 한성숙·변대규 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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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의장직 내려놓고 해외 집중

네이버는 17일 경기 성남시 분당 본사에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고 신임 대표와 이사회 의장에 각각 한성숙 전 서비스총괄 부사장과 변 회장을 선출했다. 이 전 의장은 사내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변 회장은 상법상 기타비상무이사로서 회사에 상근하지 않고 임원 인사나 조직 개편 등 주요 경영 사안에만 관여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네이버를 기술이 주도하는 플랫폼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그는 지난 1월 한 강연에서 “로봇 기술을 일상생활 속에서 선보인 것은 많은 대학 기업이 연구에 매달렸던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로봇 청소기였다”며 “네이버는 이처럼 첨단 기술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모두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장에 이어 이사회 의장이 된 변 회장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1989년 휴맥스를 창업한 변 회장은 셋톱박스에 집중해 매출 1조원이 넘는 세계 정상급 기업으로 키워낸 벤처 1세대로 꼽힌다. 휴맥스는 매출의 90% 이상을 북미와 유럽 등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창업자나 대주주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온 국내 정보기술(IT)업계의 관례를 깬 것도 신선한 충격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재웅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창업자가 의장직에서 물러나 이사로만 남고 이사회 중심 경영을 특수관계인이 아니라 새로운 의장을 중심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가 멋지다”며 “한국 경제에 새로운 모범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전 의장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에 체류하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퇴임한 김상헌 전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네이버 고문으로서 자문역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