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무차별적 검찰 및 특별검사 수사와 각종 규제 법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기업가정신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결과는 답답했다.

세계 기업가정신 발전기구가 발표한 ‘2017 글로벌 기업가정신 지수’를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가정신 순위는 조사 대상 137개국 중 27위를 기록했다. 경제 규모가 더 작은 칠레(18위)나 에스토니아(23위)보다도 낮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을 비교하면 중·하위권인 23위에 그쳤다. 순위는 각국 정부와 기업, 국민의 신사업 역량, 인적자본, 경쟁체제, 제품 혁신 등 14개 항목의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 제도를 점수화한 것이다.

한국의 기업가정신 수준은 몇 년째 정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 130개국 중 28위에서 지난해 132개국 중 27위로 한 단계 상승했으나, 올해는 137개국 중 27위에 머물렀다. 이러는 사이 한국의 기업가정신 수준은 일본에도 뒤처졌다. 기업가정신 수준이 일본에 역전당한 것은 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일본의 기업가정신 순위는 2015년 한국에 비해 다섯 단계 아래인 33위에서 지난해 세 단계 밑인 30위로 올라섰다. 올해는 한국을 두 단계 앞선 25위로 상승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한국은 기업인을 위축시키고 반기업 정서를 부추기는 사회 풍토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업가정신 수준이 가장 높은 국가는 미국(1위)으로 파악됐다. 아시아에선 대만(16위)이 가장 높았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