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오는 17일 유가증권시장 110개사, 코스닥 65개사, 코넥스 3개사 등 178개사의 주총이 열린다. 다음주 금요일인 24일에는 약 928개사가 한꺼번에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무더기 주총'이 또 반복되는 것이다. 예탁결제원 등에선 주총 회의장을 직접 찾지 않아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 도입을 권하고 있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
현재 전자투표 도입률은 행사 주식수 기준 1.76%에 불과하다.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 국회에서 전자투표 의무화가 포함된 상법개정안이 논의 중이지만 기업의 자율성을 제한, 경영권을 위협하는 법안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3월 주주총회의 최대 화두는 지배구조 개편, 경영 투명성 제고 등이 될 전망이다. 가장 관심을 받는 곳은 '총수 구속'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맞은 삼성전자다. 삼성SDI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전기 등 전자계열사들과 함께 24일 주총을 연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기소된 후 처음으로 열리는 삼성전자 주총에선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지배구조 개편안이 주총 안건으로 상정되진 않았지만, 사측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의 세부 내용을 논의하고 주주들의 신뢰 회복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주주가치 제고 방안은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 설립 △현금 배당확대 등을 골자로 한다.
이날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CFO)이 지주회사 전환 검토와 관련해 "주주들과 약속한 사안이므로 차질없이 검토하고 예정대로 발표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주주들의 질의가 빗발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역시 지주회사 전환이 핵심 화두다. 롯데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 유통 4개사를 분할, 합병 등의 방법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에 24일 열리는 주총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합병, 호텔롯데 상장 여부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의 주총도 관심있게 지켜볼 만하다. 양사는 나란히 1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며 이사진을 교체할 예정이다.
총 7명의 네이버 이사진 가운데 김상헌 네이버 대표와 황인준 라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자리에서 내려오고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와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이 새로 이사로 선임된다. 변 회장은 오너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의 뒤를 이어 의장이 될 예정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