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1위 올라선 현대중공업 굴삭기
다음달 현대건설기계로 새출발하는 현대중공업 건설장비부문의 굴삭기가 러시아 베트남 이란 등 9개국에서 지난해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인도 브라질 등에선 2위를 기록하는 등 신흥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2일 건설기계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작년 한 해 뉴질랜드 캄보디아 몽골 미얀마 라오스 알제리 등 9개국에서 굴삭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자원대국으로 대형 굴삭기 수요가 커지고 있는 러시아에서 26%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지켰고, 미국의 경제제재가 풀린 뒤 인프라 투자가 급증한 이란에서는 60% 점유율로 압독적 1위를 차지했다. 중국 다음으로 시장이 커질 인도와 브라질에서도 2위로 선두권에 속했다.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하는 등 중동에서도 선전했다.

세계 건설기계 순위 18위인 현대중공업이 미국 캐터필러와 일본 고마쓰, 히타치 등 글로벌 업체를 제치고 신흥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맞춤형 현지화 전략’이 통했다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은 인도 사우디 등에서는 현지 부품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브라질에서는 현지에 맞는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등 국가별로 다른 현지화 전략을 구사했다. 특히 이란에서는 과거 미국의 경제제재로 경쟁 업체 대부분이 철수한 상황에서도 현대중공업은 현지 딜러망을 통해 오히려 영업을 확대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경쟁 업체보다 시장 대응이 빨랐고 국가별로 현지 수요에 맞는 제품을 출시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작년 국내 시장에서 굴삭기 판매 점유율 27%(2062대)로 두산인프라코어(42%, 3260대) 볼보건설기계(31%, 2379대)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