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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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증시에는 ‘순환매매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수시로 이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작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행진에 소외됐던 종목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도 볼 수 있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30%에 육박하면서 패시브 자금이 더 이상 주식을 담는 데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투자자들이 ‘실적’을 중심으로 신규 매수종목을 고르면 저평가된 우량주의 수급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란 설명이다. 이래저래 ‘숨은 진주 찾기’ 전략이 중요한 시점인 셈이다.

안정성 높은 통신주 관심

자동차·유통·건설·화학주…실적 개선에 저가 매력 '5G 날개' 통신주도 주목
올해 3조5000억원 넘게 사들이며 국내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는 이미 저평가 우량주 담기에 나섰다. 외국인들의 올해 순매수 상위종목은 포스코 현대차 LG전자 삼성SDI 엔씨소프트 LG화학 순이다. 대부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고 작년 주가 하락이 과도했던 종목들이다.

전문가들은 수급 환경 변화로 낙폭과대 업종의 ‘키 맞추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유통, 상업서비스, 건설, 화학, 내구소비재 및 의류 등이 2012년 이후 PBR 밴드 하단부에 위치하고 있어 저가 매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저평가된 업종 중에서 올해 매출액 전망치가 개선되고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기대되는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박찬홍 파트너는 한화테크윈 네오위즈게임즈 가비아 등을 추천주로 꼽았다. 방산업체인 한화테크윈은 작년 11월 이후 주가가 35% 가까이 떨어졌다. ‘최순실 게이트’에 방산사업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이후 작년 4분기 실적까지 악화되면서 PBR 1배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2일 K9 자주포를 핀란드에 수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통신주를 꼽은 전문가도 있었다. 낮은 주가 수준과 두둑한 배당, 새로운 성장동력 등을 두루 갖췄다는 설명이다. 김병전 파트너는 SK텔레콤과 KT를 추천했다.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통신주는 배당이 끝난 연초에 약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상승세를 타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대외 환경에 둔한 내수주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주는 과다 경쟁과 성장동력 부재로 몇 년간 부진했지만 5G 서비스로 새 성장동력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내수주엔 언제쯤 볕들까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주가가 급락했던 일부 종목도 관심을 받고 있다. 개별 기업의 경쟁력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닌 만큼, 사드 사태가 일단락되면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홍은주 파트너는 엔씨소프트에 주목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중국이 한국산 게임을 규제할 것이란 우려에 고점 대비 1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홍 파트너는 “상반기 리니지M의 출시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이 49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아직 중국 매출이 미미한 상황이라 사드 보복 우려에 따른 주가하락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유통 패션 등 낙폭이 컸던 내수주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주가 측면에선 매력이 있는 게 확실하지만 소비둔화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서 차기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이 더해질 전망”이라며 내수주가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NH투자증권은 당분간 경기민감 수출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태동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및 수출 경기가 회복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정보기술(IT) 금융 소재 산업재 주도 환경이 지속될 것을 염두에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