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캐디 골프장' 갈수록 확산…회원제 11곳도 평일 셀프라운드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유모씨(58)는 오는 15일 경기 용인시의 지산 퍼블릭골프장에서 동호회원들과 골프라운드를 할 예정이다. 거의 매주 이 골프장을 이용하지만 한 달 골프비가 3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18홀 라운드 총비용이 6만원밖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바퀴 달린 수동카트를 각자 끌고 다니는 방식이라 캐디피 3만원을 아낄 수 있는 데다 단체할인까지 받는다. 그는 “회사원이나 주부들이 동호회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다”며 “알음알음 가입한 회원수가 3000여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캐디 없이 골프를 즐기는 ‘노캐디족(族)’이 늘고 있다. 인터넷으로 쉽게 예약하는 퍼블릭골프장이 대다수지만 일부 회원제골프장도 우수 고객들에 한해 특정 시간이나 코스를 개방하는 셀프라운드를 허용하고 있다.

9일 골프소비자모임에 따르면 2015년 51곳이던 노캐디 라운드 도입(선택제 포함) 골프장은 올해 68곳(3월 기준)으로 늘었다. 퍼블릭골프장이 56곳이며, 회원제 11곳이 평일에 한해 운용 중이다.

군산CC와 현대더링스를 비롯해 에콜리안 광산·영광·정선·제천, 엘리시안 강촌 등이 대표적인 ‘노캐디 라운드의 성지’들이다. 일부 골프장은 비공식 노캐디 라운드를 운용하기도 한다. 경기 여주시의 한 골프장 대표는 “경기 진행 속도가 빠르고 매너가 좋은 단골 우량 고객들을 대상으로 노캐디 라운드를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노캐디 라운드가 가능한 골프장이 늘면서 노캐디 골프 밴드 등 동호회도 20여개가 결성돼 활동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노캐디 라운드 전국 대회까지 열릴 예정이다. 대회를 준비 중인 골프소비자모임의 서천범 이사장은 “접대골프에서 생활골프로 골프문화가 바뀌려면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편하고 싸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노캐디 라운드가 보편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 노캐디 도입한 주요 퍼블릭 골프장

나인브릿지, 드림듄스, 태인, 군산, 현대더링스, 가든, 골드리버, 광릉포레스트, 나주힐스, 뉴스프링빌, 대덕연구단지, 대명비발디, 더힐, 떼제베, 락가든, 베어스타운, 보성에덴, 빅토리아, 센츄리21, 시엘, 안성베네스트, 오케이, 에콜리안 광산. 영광.정선, 엘리시안강촌, 웰리힐리, 의령친환경, 전주월드컵, 지산, 캐슬렉스제주, 힐데스하임, 해비치제주 등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