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6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했다.

이날 아침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하는 도발을 강행하자 오전 9시 청와대 ‘지하벙커’로 불리는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서 긴급 NSC 상임위를 개최한 것이다. 황 대행이 지난해 12월9일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를 시작한 이후 청와대에서 회의를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의에는 국가안보실장, 청와대 비서실장, 외교·통일·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안보실 1차장, 외교안보수석 등이 참석했다.

황 대행은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도발, 김정남 피살사건 등의 사건 발생 때 대통령 권한대행 자격으로 총 세 차례 NSC 상임위를 주재했지만 모두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탄핵소추 가결로 직무가 중지돼 있지만 여전히 대통령으로서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박 대통령에 대한 ‘예의’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황 대행은 박 대통령의 직무정지 이후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지난해 12월 27일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이 전부였다. 그 때에도 ‘외교적 관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청와대에서 행사를 했다는 게 참모들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날 황 대행이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NSC 회의를 주재한 것은 북한 미사일 도발이라는 사안의 긴급성과 중대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황 대행에 이날 회의에서 “북한이 오늘 다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도전이자 중대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응징할 수 있도록 대비태세를 유지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황 대행은 또 “정부는 미국과 안보리 이사국, 우방국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 등 대북 제재조치가 보다 강력하고 실효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외교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례) 배치를 조속히 완료해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체제를 갖추는 동시에 대북 억제력 제고를 위해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실효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방안들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