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은 나열된 퍼즐을 맞추는 재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훌륭한 퍼즐의 한 조각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출연했습니다."

27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대명은 영화 '해빙' 출연 이유에 대해 "대본과 선배님, 감독님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해빙'은 한강에서 목이 잘린 시체가 떠오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기도 신도시를 배경으로 비밀과 맞닥뜨린 의사 변승훈(조진웅 분)의 이야기를 다룬 심리스릴러물이다.

계약직 내과의 변승훈은 세 들어사는 집의 정노인(신구 분)이 수면내시경 중 흘린 살인 고백 같은 말을 듣고 집주인인 정육식당 부자를 의심하게 된다.

김대명은 정노인의 아들이자 정육식당 사장인 성근으로 분했다. '해빙' 촬영 현장에 대해 그는 "조진웅과 2인극 같이 이뤄지는 씬(Scene·장면)이 많았다"며 "연기로 부딪쳐 파열음을 내는 상황이 많았다는 점에서 배우 입장에서 스릴 넘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본인이 맡은 성근에 대해 김대명은 "'중도'를 변주해야 하는 인물이었다"며 "애드리브를 통해 이야기 노선이 바뀔까봐 어미 등 대사를 고치는 것도 조심스러웠다"고 전했다.

대선배인 신구에 대해선 정겹게 '아부지'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그는 "(촬영 중 연기를 제대로 못해 신구에게) 민폐를 끼칠까 고민했는데, 옆에서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좋았다"면서 "신구 선생님의 경우 목소리가 한 톤만 바뀌어도 어마어마한 말들이(효과가) 따라온다"고 감탄해 마지않았다.

스릴러물에 출연했지만 정작 김대명 본인은 무서운 영화를 잘 보지 못한다고 한다.

그는 "공포영화를 잘 못 보는 성격"이라며 "누군가를 해치는 직접적인 장면은 없었지만 더미(가짜 시체)는 진짜같아 안 무서운 척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해빙'은 데뷔작 '4인용 식탁'으로 시체스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시민 케인상)을 받은 이수연 감독이 14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로 다음달 1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글=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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