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소비진작 효과 더 지켜봐야"

일본 정부와 재계가 매월 마지막 금요일에 조기퇴근을 권장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가 24일 처음으로 시행됐다.

교도통신은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시행을 두고 각지에서 환영과 냉담함이 동시에 나왔다고 전했다.

조기 퇴근한 직장인들은 한목소리로 "건배!"를 외쳤지만, 또 그렇지 못한 다른 한쪽에선 "먼 세상 이야기"라고 냉소했다는 것이다.

통신에 따르면 오후 일찍 업무를 마무리하고 퇴근한 일부 직장인들은 맥주 한 잔을 동료와 함께하며 즐거운 모습이었다.

이런 가운데 일손이 부족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은 특권계급"이라고 꼬집었다.

사무실이 몰린 도쿄(東京) 도심 시오도메(汐留) 부근에선 대기업 위주로 오후 일찍 퇴근하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각료들은 오전부터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후 일찍 일을 마치고 자기계발 또는 휴식하겠다고 말하면서 조기퇴근을 독려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좌선하고자 도쿄 야나카(谷中)의 사원 젠쇼안(全生庵)을 찾았고, 우에노(上野)의 국립서양미술관 앞에서 열린 미니콘서트도 관람했다.

도쿄와 오사카(大阪) 시내 백화점에선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위한 요리체험과 특별메뉴 한정판매 행사를 준비했다.

일본 정부는 침체에 빠진 소비를 진작시키려는 목적으로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추진했다.

그러나 첫 시행에서 소비자 지갑 열기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선 일본 언론매체들도 확실한 대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NHK는 "정체 상태인 소비를 끌어올리고 장시간노동 개선을 비롯한 일하는 방식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실제 도쿄 신바시(新橋) 인근 한 음식점에선 이날 오후 7시가 돼서야 다소 비어있던 자리가 들어차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라고 해서 이른 오후부터 직장인들로 넘쳐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른 오후 시간대에 외식이나 쇼핑을 하는 이들도 보였다고 일본 매체들은 전했다.

그러나 오후 3시부터의 조기퇴근 권장 조치가 소비 진작 효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선 가늠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도쿄 미나토(港)의 한 음식점 종업원은 "오후 6시가 돼서야 손님이 들어왔다"며 "다른 금요일과 비슷한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40대의 한 남성직장인은 "토요일은 가정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바쁘다"며 "오늘 이 시간은 나 자신을 위해 쓰고 싶다"고 교도통신에 말했다.

NHK는 "고객 응대가 필요한 금융, 유통업계, 중소기업 등에선 근무시간 단축이 쉽지 않아 향후 프리미엄 프라이데이가 어디까지 정착할 것인지 그리고 정부와 재계가 목표로 하는 소비 진작과 일하는 방식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j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