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주식 및 채권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 구조개혁 등을 내세운 브라질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더해져 신흥국 가운데 올해도 유망한 투자처로 부상 중이다. 국내에 설정된 브라질 주식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90%에 육박한다. 브라질 채권 투자자들도 기준금리 인하와 헤알화 강세로 지난 1년 새 80% 넘는 수익을 거뒀다.

◆거침없는 보베스파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지난 21일(종가 기준) 연중 최고점(6만9052.02)을 찍었다. 이는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로, 올 들어 21일까지 주가지수 상승률은 14.65%에 달했다. 덕분에 브라질 주식을 담은 펀드들의 수익률도 가파르게 급등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9개 브라질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22일 기준)은 15.44%를 나타냈다. 최근 1년간 평균 수익률만 86.80%에 이른다. 김영성 KB자산운용 글로벌본부장은 “지난해부터 철광석 등 주요 수출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면서 관련 기업 실적이 회복세를 보였다”며 “우려했던 물가도 점차 안정세를 나타내면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기 시작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브라질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브라질 증시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실제 기업들의 이익 개선 속도보다 주가가 더 가파르게 올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는 러시아 등 다른 신흥국 대비 투자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브라질 상장사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2.2배로 과거 10년 평균 수준(11.9배)을 웃돌고 있다.

◆채권 수익률도 ‘쑥쑥’

브라질 채권 투자자들도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와 헤알화 가치 상승 덕분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지난 22일 열린 2월 통화정책회의에서도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12.25%로 0.75%포인트 낮췄다. 우려하던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브라질 정부가 앞으로 1~2년 동안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게 전문가 전망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통제하는 데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며 “경기부양을 위해 연말까지 3%포인트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올해 브라질 채권 투자 수익률은 연 10% 안팎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환변동성은 변수로 지목됐다. 권희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헤알화 통화가치는 상승 시기보다 하락 시기가 두 배가량 더 많았다”며 “단기적인 경기회복 모멘텀은 있지만 헤알화의 안정성을 담보할 정도로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장기투자자라면 환변동성은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