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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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이른(fairly soon) 시일 내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

22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중앙은행(Fed)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정책위원들은 "시장 예상보다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의사록 공개 이후 3월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다만 Fed 내에서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이 3월 금리인상 확률을 떨어뜨린다는 의견도 나온다. '상당히 이른 시일'이 언제가 될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 '어쩌면' 3월 회의서 금리 인상?

이날 공개한 지난 1월31일~2월1일 열린 FOMC 회의록에 따르면 다수의 Fed 위원들은 "만일 고용과 인플레이션 지표가 현재 기대감과 일치하거나 강화될 경우 이른 시일 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부 위원들은 "어쩌면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3월 중 금리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기존의 시장 예상과는 크게 다른 '매파적'인 내용이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회의록 공개 이후 주가지수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 중 다우지수만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9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통상 금리 인상은 위험자산인 증시에 악재가 된다. 하지만 금리 인상의 시기가 확정될 경우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금리 인상은 전반적인 경제 개선의 증거인 데다 은행 업종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록에서도 위원들은 금리인상의 근거로 경제지표 개선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된다면 국내 증시에도 호재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회의에서 자산 축소 논의를 시작할 수도 있다고 일부 위원이 언급한 점이 국내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도 "금리 인상이 미국 경기 회복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 그래도 3월에는 어렵다

기존 예상과 달리 금리인상이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국내 전문가들의 분석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다수 위원들이 Fed의 목표인 고용과 물가 지표가 기대만큼 호조를 보인다면 조만간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면서 "일부 위원은 3월 금리 인상을 주장했으나 이를 암시하는 구체적인 내용은 부재했다"고 전했다.

금리인상 시기에 따른 잡음이 잇따르고 있지만, 실제 3월 인상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나중혁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월 FOMC 이후 옐런 Fed 의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급진적인 재정정책에 대한 우려 발언을 했다"며 "이 정책적 변화가 가져올 불확실성에 대한 논의 역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이어 "빠르면 오는 6월을 시작으로 연내 최대 2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달러 강세의 우려도 조기 기준금리 인상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이하연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Fed는 달러 강세의 우려때문에 경제지표 개선에도 금리인상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지난주 의회에 참석한 옐런 의장은 신정부 재정정책을 미리 추측해서 정책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답변했으며, 의사록 또한 정부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또 "올해 2분기 트럼프 정부 재정정책 발표 및 관련 리스크, 유럽발 금융시장 리스크인 선거, 브렉시트, 그리스 디폴트 우려 등이 산재해 있다"며 "Fed가 시장 반응 등을 확인한 다음에야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므로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