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속에 거침없이 오르던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출렁이고 있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가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에 이를 것”이란 관측을 내놓은 것이 주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과도한 우려”라는 국내 증권사들의 반박 이후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출렁이는 SK하이닉스 더 오를까, 상승세 꺾였나
SK하이닉스는 지난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800원(1.61%) 오른 5만4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들어 등락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이달 초 5만4000원까지 오르며 1년 최고가를 경신한 뒤 지난 15일까지 -11.3% 하락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재고 증가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올해 고점을 찍은 뒤 내년부터 하락할 것이라는 UBS 보고서가 영향을 미쳤다. 이 보고서가 나온 지난 8일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커졌다.

이에 반해 국내 증권사들은 “반도체 호황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며 저가 매수 기회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 조정 우려에도 D램 가격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81% 늘어난 9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표준제품인 DDR3 4Gb(기가비트)의 지난달 25일 기준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69달러로 한 달 전보다 38.7% 급등했다.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2거래일간 5.22% 오르며 다시 상승세다. 외국인들은 매도를 멈추고 38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17일에는 고점 논란을 촉발한 UBS가 매수창구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세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6만5000원으로 높였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