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하산 나스랄라 최고지도자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상 회담이 끝난 하루 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협상이 사실상 끝났다고 밝혔다.

16일 레바논 일간 '데일리스타 레바논'과 AP통신에 따르면 나스랄라 지도자는 이날 연설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 두 정상이 발표한 성명은 "평화를 위한 '2국가'의 근거는 끝이 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하고 나서 이-팔 공존 기본 구상인 '2국가 해법'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다음 날 나온 것이다.

나스랄라 지도자는 트럼프 정부의 이-팔 관련 정책을 두고는 "혼란스럽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헤즈볼라의 힘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의 침략행위를 제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전쟁이 발발하면 이스라엘의 "디모나 핵시설을 타격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이스라엘을 겨냥해 구체적인 타격 기설을 거론하며 협박하기는 처음이라고 AP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유엔 중동특사는 '2국가 해법'의 존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2국가 해법'은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의 정당한 소망을 충족시킬 유일한 방법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팔 분쟁이 극단주의와 과격주의의 나락으로 빠지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국가 해법'에 대해 "나는 두 당사자가 좋아하는 해법을 좋아한다.

한 국가 해법이든 두 국가 해법이든 수용할 수 있다"고 말해 '2국가 해법'에 집착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2국가 해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버락 오바마 전임 정부의 입장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

'2국가 해법'은 1967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를 각각 건설해 영구히 분쟁을 없애자는 방안이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