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스피스가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페블비치에서 열린 PGA투어 AT&T페블비치프로암을 제패한 뒤 우승트로피를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스피스는 지난해 5월 딘앤델루카인비테이셔널 대회 이후 승수를 쌓지 못하다가 9개월여 만에 통산 9승째를 수확했다. 투어 대회 100번째 만이다. 타이거 우즈는 100회 대회 만에 28승을 올렸다. AP연합뉴스
조던 스피스가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페블비치에서 열린 PGA투어 AT&T페블비치프로암을 제패한 뒤 우승트로피를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스피스는 지난해 5월 딘앤델루카인비테이셔널 대회 이후 승수를 쌓지 못하다가 9개월여 만에 통산 9승째를 수확했다. 투어 대회 100번째 만이다. 타이거 우즈는 100회 대회 만에 28승을 올렸다. AP연합뉴스
‘차세대 황제’ 조던 스피스(24·미국)가 타이거 우즈(42·미국)의 실망스러운 복귀에 마음이 상한 골프팬을 달래줄 수 있을까. 스피스가 다시 황제의 길로 걷기 시작했다. 13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페블비치프로암을 4라운드 합계 19언더파로 제패했다. 2위 켈리 크래프트(미국)를 4타 차로 따돌린 압도적 승리다. 통산 9승을 기록한 스피스는 같은 나이에 15승을 기록한 우즈에 이어 두 번째로 만 24세의 나이에 가장 많은 승수를 거머쥐었다.

◆러프도 오케이…그린에 공 떨구는 머신

13일 스피스가 대회장인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페블비치 골프장을 뜨겁게 달군 비결은 아이언과 퍼팅이다. 올 시즌 네 번 대회에 출전해 한 차례 우승, 두 차례 3위를 기록하는 등 네 번 모두 톱10에 진입한 견고한 흐름을 만들어낸 양대 축이다. 롱게임은 평범한 수준이다. 드라이버 비거리와 정확도는 각각 71위(296.1야드), 47위(65.52%)다. 그나마 드라이버 정확도는 올해 58.14%를 기록해 전체 선수 중 123위에 올랐을 정도로 들쭉날쭉하다.

하지만 정규 타수로 그린에 공을 올려놓는 능력은 지난해 145위(63.52%)에서 올해 1위(84.72%)로 껑충 뛰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러프에 있는 공도 그린에 잘 올려놓는다는 점이다. 그는 올 시즌에 그린을 200야드 이상 남겨둔 상황에서 러프에 있는 공 9개를 쳐 홀컵에 평균 15m 가깝게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선수 중 15위의 준수한 성적이다. 스피스는 그의 캐디 마이클 그렐러와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공을 떨구기 좋은 러프 지역을 미리 봐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피스는 “그린 공략에 유리하다면 굳이 페어웨이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자주 말한다.

◆‘공격적 퍼트’ 버디율 1위 비결

퍼팅은 실수가 없다. 1m 이내의 퍼팅은 올 시즌 86개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전체 1위다. 6~7m 정도의 중거리 퍼팅성공률도 1위다. 골프채널에 따르면 ‘스피스표’ 퍼팅에는 세 가지의 특징이 있다. 첫째는 흔들리지 않는 하체와 일관된 정렬이다. 양발을 11자로 만든 뒤 무릎과 양 허벅지 연결선, 어깨 연결선을 모두 공이 굴러가야 할 선과 평행하게 일치시키는 어드레스를 빼먹지 않는다. 두 번째는 백스윙과 다운스윙 크기를 1 대 1 비율로 빠르고 일정하게 한다는 점이다. 골프채널은 “백스윙은 천천히, 다운스윙은 가속도를 내 빠르게 하는 일반적인 프로의 스트로크와 다른 스타일”이라며 “하지만 일관된 리듬과 템포가 있어 방향과 거리감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중장거리 퍼팅이 유독 공격적이라는 점이다. 골프연구가인 리치 헌트(미국)는 “일반적으로 투어 프로들은 중장거리 퍼트를 홀컵에 붙이려 하는 편인데 스피스는 버디를 목표로 강하게 스트로크를 하기 때문에 버디를 만들 확률도 남다르다”고 분석했다. 실제 스피스의 라운드당 평균 버디 수는 올 시즌 6.25개로 1위에 올라 있다. 대회에 출전하기 전 스피스는 연습그린에서 무엇보다 퍼터페이스를 직각으로 유지하는, 즉 직선 퍼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