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12일 전북도청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상황실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12일 전북도청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상황실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친노(친노무현)’ 출신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주말 야권 심장부인 호남에서 대결을 펼쳤다. 최근 지지율 1, 2위를 기록 중인 두 사람이 야권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호남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가 향후 경선 및 대권 판도를 가를 변수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뒤 안 지사보다 하루 늦은 12일 전북 전주로 이동해 ‘호남 구애’ 경쟁에 가세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전주혁신도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을 방문하고 오후에는 전라북도청 구제역 상황실을 찾았다. 그는 국민연금공단 회의실에서 열린 주민간담회를 통해 “국회와 중앙정부 차원에서 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이 해당 지역 인재를 의무적으로 30% 채용하는 것을 법제화하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전북기자협회가 주최한 대선주자 토론회를 한 뒤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지지자들의 모임 ‘새로운전북포럼’ 출범식에 참석했다. 문 전 대표 캠프는 ‘검증이 끝난 후보’라는 점을 앞세워 대세론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문 전 대표 캠프 측은 송영길 의원을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영입한 것을 비롯해 강기정 전 의원을 합류시키는 등 호남 인사 중용책을 꺼냈다.

문 전 대표는 13일엔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경선 준비에 나선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12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윤상원 열사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충남지사가 12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윤상원 열사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전남 목포를 찾은 안 지사는 이날 광주 5·18 민주묘역 참배로 이틀째 호남 일정을 이어갔다. 안 지사는 5·18 민주화운동 학생기념탑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호남에서 기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송금 특검으로 햇볕정책을 추진한 분들이 겪은 고초에는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14년 전의 일이며,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최선을 다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과거 노무현 정부의 대북송금 특검을 비난하면서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공동책임론을 제기했다.

안 지사는 이어 “결과적으로 우리는 6·15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10·4 남북 정상선언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한 걸음 더 진전시켰다”며 “이미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이 하나가 됐다”고 강조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