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영역 확대보다 생산성·효율성 제고 우선돼야"

국내 은행의 수익성과 생산성이 금융업권에서 제일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금융권역별 총자산이익률(ROA)을 파악한 결과 은행이 0.16%로 가장 낮았다.

자산운용사가 9.63%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는 여신전문(2.21%), 손해보험(1.27%), 증권사(0.84%), 생명보험(0.52%) 등의 순이었다.

ROA는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또다른 경영효율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자기자본으로 낸 이익) 역시 같은 기간 은행은 2.08%로 여신전문(1.45%) 다음으로 낮았다.

이는 같은 기간 9.25%에 달하는 미국 상업은행의 ROE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ROE 역시 자산운용사가 12.44%로 가장 높았고 손해보험(9.60%), 증권사(6.87%), 생명보험(5.83%) 등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인당 생산성 역시 주요 금융업권에서 은행이 가장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 1인당 영업수익은 생명보험 41억원, 증권사 16억7천만원, 카드 15억5천만원, 은행 11억4천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1인당 순이익은 카드사가 1억4천600만원으로 가장 컸고, 생명보험 1억3천100만원, 증권사 8천900만원, 은행 3천3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은행의 1인당 순이익은 같은 해 9천100만원에 달하는 미국 상업은행의 1인당 순이익의 36%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다.

한편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금융업권 내 비용절감 노력이 더해졌지만 국내은행의 비용효율성은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42.1% 수준이던 국내은행의 평균 이익경비율(CI ratio)은 2015년 57.1%로 15%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해 총자산 100억달러 이상 은행을 대상으로 파악한 평균 이익경비율은 62.56%로 영국(76.84%)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는 일본(62.45%), 캐나다(59.20%), 미국(58.92%), 호주(52.91%), 홍콩(45.76%), 싱가포르(44.40%) 등의 순이었다.

정수섭 금융투자협회 기획조사실장은 "은행은 그동안 수익성 개선 명목으로 자체 생산성과 비용효율성 제고에 주력하기보다 펀드와 보험 판매, 일임업 등 다른 업권 업무로 확대해 왔다"며 "국내 은행의 수익성과 경쟁력 개선을 위해서는 먼저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