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은 대표 "내 집처럼 즐길 관광정보 줘야 유커 온다"
“중화권 관광객이 한국을 재방문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여행하기 너무 힘들거든요. 중국인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거의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그 콘텐츠에 나온 각종 음식과 패션, 뷰티 정보를 자기 발로 찾고 싶어해요. 한국은 있는 자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구호만 외치죠.”

국내 최대 중국 사업 마케팅 컨설팅회사 제이프렌즈의 장래은 대표(53·사진)는 중화권 관광객의 재방문율이 떨어지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그가 2005년 설립한 제이프렌즈는 한국 유명 식당과 화장품, 패션과 의료 정보 등을 제공하는 7878코리아닷컴(www.7878korea.com)을 운영하고 있다. 7878코리아닷컴의 중국 웨이보 팔로어는 약 45만명에 달하며 국내 100여개 기업 및 병원의 중국 진출 컨설팅을 맡고 있다.

장 대표는 “요즘 주링허우(1990년대 태어난 중화권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개인 관광이 늘고 있는데 이들이 여행하면서 마치 자기 집을 드나들듯 편안하게 한국 문화를 체험하도록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증강현실 기술을 7878코리아닷컴에 도입해 장기적으로 구체적인 지역 정보와 여행 코스를 소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1990년대 초반부터 10여년간 국내 정보기술(IT) 벤처,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하다 2002년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한류 관련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했다. H.O.T.와 젝스키스, 베이비복스 등 당시 국내 최고 스타들을 중국에 데려가 관영방송 CCTV의 콘서트 프로그램에 참가시켰다. 베이징 현대음악대학에 한국댄스학과를 열고, 베이징 시내에 엔터테인먼트 공연 연습실을 짓는 등 활발히 활동하다 현지 법인 설립 과정에서 마찰이 생겨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국내에선 그의 실력을 높이 사는 사람이 많았다. 장 대표는 2005년부터 한국어와 중국어로 구성된 병원 소개 잡지 ‘미채(Miche)’를 만들며 의료 마케팅을 시작했다.

장 대표는 “중국은 유선전화나 PC 같은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핀테크(금융+기술)와 스마트폰의 천국이 된 나라”라며 “편법이 통하던 시대도 한참 지났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주링허우를 중심으로 지방 도시들의 소비 열망이 점점 더 커지고 있어요.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됩니다. 이들을 잡을 콘텐츠를 잘 짜야 해요. 플랫폼은 없어져도 콘텐츠는 살아남으니까요.”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