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지분 인수에 뛰어들었다. 낸드플래시 세계시장 2위인 도시바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입찰에 나선 곳이 많지 않아 지분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3일 도시바가 낸드 사업 지분 매각을 위해 일본 도쿄에서 벌인 입찰에 참여했다. 도시바가 파는 지분은 우선주지만, 추진 중인 낸드 사업의 분사가 완료되면 그 회사 보통주 19.9%로 전환할 수 있다.

도시바 지분의 매각가는 3000억엔(약 3조31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매각 지분 전량을 사기 위해 3조원 이상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엔 도시바의 기존 합작사인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함께 미국 베인캐피털, 유럽 퍼미라 등 사모펀드를 비롯한 재무적 투자자(FI)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참여가 유력시되던 도시바의 반도체 장비 협력사인 캐논 등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상당히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안다”며 “다만 일본 정부와 업계가 한국 기업의 투자를 받는 것을 어떻게 여길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도시바는 낸드를 발명한 회사다. 삼성전자에 이어 낸드 시장 2위다. 합작사인 웨스턴디지털의 점유율까지 더하면 삼성과 비슷하다. SK하이닉스는 D램 사업(세계 2위)에서는 많은 돈을 벌지만, 낸드(4위)에선 작년까지 적자를 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부문 지분 인수에 나선 것은 기술력과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한 SK그룹은 지난달 LG실트론을 인수하는 등 반도체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