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주가가 1년 내내 내리막을 걷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요 사업부문인 항공기·공연 티켓 판매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된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시장에 뛰어든 경쟁자는 늘었는데 인터파크는 기존 사업자로서 경쟁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인터파크 '매출 투톱' 부진에 주가 반토막
◆주가 2만1350원→9090원

인터파크는 지난 3일 코스닥시장에서 30원(0.33%) 오른 909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은 소폭 올랐지만 이 회사 주가는 최근 1년 새 57%가량 떨어졌다. 이 기간 기관투자가가 20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몰고왔다.

인터파크의 사업은 크게 네 부문으로 나뉜다. △비행기 티켓을 판매하는 여행부문 △공연 티켓을 판매하는 공연부문 △쇼핑부문 △도서부문이다. 핵심 사업은 여행과 공연부문이다. 쇼핑사업은 지마켓 11번가 등 대형 쇼핑사이트에 밀려 고전 중이다. 도서부문은 도서 시장 전체가 위축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인터파크 성장을 이끌었던 여행과 공연부문의 경쟁력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인터파크는 전체 영업이익의 65%가량을 벌어주는 여행부문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패키지 여행상품을 주로 팔던 기존 여행사업자와 달리 개별 자유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를 파악해 틈새를 파고들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여행사 실적이 악화됐던 2015년에도 인터파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0% 이상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모두투어 하나투어 등 기존 사업자들이 개별 자유여행객 대상 광고를 크게 늘리며 경쟁이 치열해졌다. 지난해 3분기 인터파크 여행부문의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가량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이보다 줄어든 3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증권사들은 추정하고 있다.

◆“경쟁 더 치열해질 것”

인터파크의 영업이익 규모 2위 사업부인 공연부문도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아직까지는 티켓판매 기준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네이버 로엔 등 기업들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규 진출 사업자들은 성공한 기존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며 “인터파크가 마진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음원 제공 서비스인 ‘멜론’을 보유한 로엔은 제작사와 음원·앨범·공연티켓 공급 계약을 한 번에 체결하는 식으로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터파크가 시장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증권사들은 주가 ‘눈높이’를 속속 낮추고 있다.

1만원이란 가장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대신증권이다. 대신증권은 인터파크 주가가 1만100원이던 당시 목표주가를 이보다도 낮게 제시했다. 통상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낮추더라도 현재 주가와 목표가의 차이를 줄이는 식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대신증권은 “주요 사업부문의 경쟁 심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신한금융투자 HMC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도 비슷한 이유로 목표주가를 1만원 중반에서 초반으로 내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터파크 주가가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익성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하고 투자해도 늦지 않다”며 “당분간 주식을 사기보다는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