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행사 빛내줄 뮤지션, 30초면 찾습니다"
소규모 공연이나 영화를 직접 기획해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해당 분야에 종사한 경험이 없거나 지인이 없다면 함께할 사람들을 찾기는 쉽지 않다. ‘예술계 마당발’이 아니라도 원하는 문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문화 중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비브’와 ‘필름랑데뷰’는 문화 콘텐츠 소비자와 공급자, 콘텐츠 제작자와 예술가를 이어주는 중개형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장르별 전공자들이 콘텐츠 제작 현장 경험을 살려 직접 제작·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 음악공연팀 섭외 플랫폼 ‘비브’는 서울대 국악 대학원에서 가야금을 전공한 이다영 대표가 경영 컨설턴트와 협업해 만들었다. 이 플랫폼은 ‘30초 안에 당신의 행사를 빛내줄 뮤지션을 찾을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음악 연주팀은 플랫폼에 음원과 연주 영상을 등록하고, 음악인을 섭외하고 싶은 사람들은 행사 관련 정보를 올려 서로 열람할 수 있게 했다. 행사의 특징과 취지를 올리면 어울릴 만한 연주팀을 추천해주는 큐레이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대표는 “행사 주최 측 수요가 훨씬 많다”며 “그간 연주팀 섭외 방법을 몰랐던 소규모 단체나 기업이 플랫폼을 통해 개성 있는 행사를 열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한 컨설팅회사가 신입사원 워크숍에서 공연할 뮤지션을 ‘비브’에서 찾았다. 큐레이션을 거쳐 재즈 밴드를 섭외한 행사 담당자는 “지금까지 연 행사 중 최고로 분위기가 좋았다”는 평을 남겼다.

‘필름랑데뷰’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와 연기과 학생들이 만든 온라인 인력 중개 플랫폼이다. 한예종의 청년예술가 창업 지원 사업인 ‘예컨대프로젝트’에 선정된 이 플랫폼은 프로젝트별로 독립영화 제작자와 연기자, 스태프를 서로 연결해준다. 오디션 보기 메뉴에선 제작이 예정된 영화의 감독과 시나리오 내용, 촬영 기간·장소, 출연료 등을 손쉽게 알 수 있다. 배우들은 사진과 출연작 내역, 자기소개 등을 올려 제작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