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가 탄탄해진 샘표식품에 슈퍼개미가 ‘베팅’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인 이정윤 씨는 샘표식품 지분 5.17%(23만6103주)를 보유한 주요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씨는 장내매입을 통해 주당 3만1000원씩 총 73억1900여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세무사로 알려진 이씨는 지분공시에서 “경영 참여 목적은 없다”고 명시했다.

샘표식품은 지난해 2월 기존 샘표식품(현 (주)샘표)에서 분할 설립된 사업회사다. 지난해 8월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했다. 기존 샘표식품은 (주)샘표로 사명을 변경하고 계열사 관리 등 지주사 역할만 맡고 있다. 재상장한 사업회사 샘표식품을 비롯해 분할 전 샘표식품에 개인투자자가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린 적은 없다.

업계에서는 지주사 전환으로 오너들의 경영권이 안정화된 샘표식품의 성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 것으로 해석한다. (주)샘표는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관문인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지난달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지분율이 기존 30.02%에서 46.91%로 크게 올라갔다. 이 가운데 박진선 사장의 지분율이 33.67%에 달해 1인 지배체제가 형성됐다. 또 유상증자에 다른 후계자는 참여하지 않고 박용학 씨만 청약해 후계 승계의 방향이 정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샘표식품은 샘표간장, 요리에센스 ‘연두’ 등 조미료를 만드는 회사다. 지난해 3분기 매출 700억원, 영업이익 46억원을 냈다. 재상장 직후 6만3200원(8월17일 기준)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날 3만3400원으로 마감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