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펀드 1000억 유입…'신흥국 3총사' 투자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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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모디노믹스'로 탄력 받을까
러시아, 미국·중국 갈등 최대 수혜
베트남, 개방정책·TPP가 변수
탄탄한 소비시장 인도
화폐개혁으로 불확실성 커졌지만 인프라투자·금리인하 등 기대
원자재 의존 높은 러시아
유가 치솟으며 경제지표 반등…미국, 경제제재 해제 가능성
세계의 공장 베트남
국영기업 민영화 등 개방 예고…미국 TPP 탈퇴 '후폭풍' 우려도
러시아, 미국·중국 갈등 최대 수혜
베트남, 개방정책·TPP가 변수
탄탄한 소비시장 인도
화폐개혁으로 불확실성 커졌지만 인프라투자·금리인하 등 기대
원자재 의존 높은 러시아
유가 치솟으며 경제지표 반등…미국, 경제제재 해제 가능성
세계의 공장 베트남
국영기업 민영화 등 개방 예고…미국 TPP 탈퇴 '후폭풍' 우려도
올 들어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3294억원이 빠져나갔지만 인도·러시아·베트남펀드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이 3개국 펀드에는 연초 이후 1000억원가량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신흥국 가운데서도 이 펀드들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SWOT) 요인으로 나눠 분석해봤다.
◆시험대 오른 모디노믹스
2일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25개 인도펀드에는 올 들어 315억원이 순유입됐다. 가장 대표적 상품인 ‘삼성인디아’펀드가 자금의 대부분인 240억원을 빨아들였다. 인도의 가장 큰 강점은 구매력 기준 세계 3위인 탄탄한 소비시장이다. 2013년 이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연평균 7.23% 성장해왔다. GDP의 70%가량이 소비에서 나온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2013년 집권한 이후 펼치고 있는 인프라 투자와 기업 육성정책인 ‘모디노믹스’ 역시 투자 전망을 밝히는 요인이다.
약점이자 위협요인은 지난해 11월8일 시행된 화폐개혁이다. 장기적으로 지하경제를 양지로 끌어낸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기존 화폐(구권)의 신권 교환 비율이 저조해 소비가 침체되고 있다. 인도의 소비경제에서 현금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98%에 달한다. 이 같은 불확실성 탓에 인도의 지난해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경제성장률은 최근 3년래 최저치인 6.5~6.75%를 기록할 전망이다. 김성준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 매니저는 “요즘 발표되고 있는 주요 기업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비록 마이너스지만 예상보다 선방한 수준”이라며 “올 1분기 실적발표 때 V자로 반등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2,4월에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기회 요인이다. 금리 인하는 주식시장에 호재다. 2~3월 치러지는 상원의원 선거 역시 결과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선거는 2019년까지 임기가 보장된 모디 총리의 중간 평가다. 개혁정책이 계속 탄력을 받을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러시아 밀어줄까
러시아펀드는 지난해 연 64%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초 배럴당 20달러에 머무르던 유가가 50달러까지 치솟으며 각종 경제지표가 반등한 영향이다. 수익률이 높아지자 펀드에서는 1년 새 1628억원이 빠져나갔다. 충분히 차익을 본 데다 러시아 경제에서 원자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꼽혔기 때문이다.
매도세가 멈춘 것은 올 들어서다. 지난 1개월간 205억원이 러시아펀드로 유입됐다.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올해는 세계적으로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부각되는 시기인 만큼 유가가 떨어지긴 어렵다는 전망이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초 배럴당 50~6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봤지만 이대로라면 2년 안에 70달러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친(親)러시아 행보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기회요인이다.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러시아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미국은 올해 3월까지로 예정된 러시아 경제 제재를 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다만 불안한 내부 정치 환경은 러시아의 위협 요인이다.
◆베트남, 개방효과 이어질까
베트남은 최근 2~3년간 국내 투자자가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인 투자처다. ‘세계에서 가장 젊은 나라’이자 중국을 대체할 ‘세계의 공장’으로 떠올랐다. 현지 증권시장의 VN지수는 2012년 이후 연평균 13.74% 뛰어올랐다. 지난해에도 14.82% 상승하며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주가의 75% 수준에 그친다는 반론도 있다.
베트남의 기회요인은 올해 예정된 각종 개방정책이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 2~3분기께 파생상품시장을 개장해 국채선물 파생상품, 주가지수선물 등을 상장할 계획이다. 부쑤언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노이맥주공사, 베트남 항공사 등 국영기업을 상장시켜 민영화하는 등 각종 개방정책을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협요인은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당초 베트남 경제는 TPP가 타결되면 2025년까지 연평균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 최대 수혜국이다. 미국의 TPP 탈퇴로 섬유, 의류산업 일부는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다만 TPP 무산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베트남 증시에 선반영된 만큼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시험대 오른 모디노믹스
2일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25개 인도펀드에는 올 들어 315억원이 순유입됐다. 가장 대표적 상품인 ‘삼성인디아’펀드가 자금의 대부분인 240억원을 빨아들였다. 인도의 가장 큰 강점은 구매력 기준 세계 3위인 탄탄한 소비시장이다. 2013년 이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연평균 7.23% 성장해왔다. GDP의 70%가량이 소비에서 나온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2013년 집권한 이후 펼치고 있는 인프라 투자와 기업 육성정책인 ‘모디노믹스’ 역시 투자 전망을 밝히는 요인이다.
약점이자 위협요인은 지난해 11월8일 시행된 화폐개혁이다. 장기적으로 지하경제를 양지로 끌어낸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기존 화폐(구권)의 신권 교환 비율이 저조해 소비가 침체되고 있다. 인도의 소비경제에서 현금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98%에 달한다. 이 같은 불확실성 탓에 인도의 지난해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경제성장률은 최근 3년래 최저치인 6.5~6.75%를 기록할 전망이다. 김성준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 매니저는 “요즘 발표되고 있는 주요 기업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비록 마이너스지만 예상보다 선방한 수준”이라며 “올 1분기 실적발표 때 V자로 반등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2,4월에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기회 요인이다. 금리 인하는 주식시장에 호재다. 2~3월 치러지는 상원의원 선거 역시 결과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선거는 2019년까지 임기가 보장된 모디 총리의 중간 평가다. 개혁정책이 계속 탄력을 받을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러시아 밀어줄까
러시아펀드는 지난해 연 64%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초 배럴당 20달러에 머무르던 유가가 50달러까지 치솟으며 각종 경제지표가 반등한 영향이다. 수익률이 높아지자 펀드에서는 1년 새 1628억원이 빠져나갔다. 충분히 차익을 본 데다 러시아 경제에서 원자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꼽혔기 때문이다.
매도세가 멈춘 것은 올 들어서다. 지난 1개월간 205억원이 러시아펀드로 유입됐다.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올해는 세계적으로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부각되는 시기인 만큼 유가가 떨어지긴 어렵다는 전망이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초 배럴당 50~6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봤지만 이대로라면 2년 안에 70달러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친(親)러시아 행보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기회요인이다.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러시아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미국은 올해 3월까지로 예정된 러시아 경제 제재를 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다만 불안한 내부 정치 환경은 러시아의 위협 요인이다.
◆베트남, 개방효과 이어질까
베트남은 최근 2~3년간 국내 투자자가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인 투자처다. ‘세계에서 가장 젊은 나라’이자 중국을 대체할 ‘세계의 공장’으로 떠올랐다. 현지 증권시장의 VN지수는 2012년 이후 연평균 13.74% 뛰어올랐다. 지난해에도 14.82% 상승하며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주가의 75% 수준에 그친다는 반론도 있다.
베트남의 기회요인은 올해 예정된 각종 개방정책이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 2~3분기께 파생상품시장을 개장해 국채선물 파생상품, 주가지수선물 등을 상장할 계획이다. 부쑤언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노이맥주공사, 베트남 항공사 등 국영기업을 상장시켜 민영화하는 등 각종 개방정책을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협요인은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당초 베트남 경제는 TPP가 타결되면 2025년까지 연평균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 최대 수혜국이다. 미국의 TPP 탈퇴로 섬유, 의류산업 일부는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다만 TPP 무산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베트남 증시에 선반영된 만큼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