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로 간 왕정훈…우즈 앞에서 2연승 '사냥'
물오른 왕정훈(22·사진)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앞에서 ‘2주 연속 우승’ 기록을 다시 쓸 수 있을까. 지난해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신인왕 왕정훈이 작년에 이어 2주 연속 우승 사냥에 나선다. 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EPGA투어 오메가두바이데저트클래식이 그 무대다. 이번 대회에는 재기를 노리는 우즈를 비롯해 지난해 디오픈 우승자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마스터스 우승자 대니 윌렛(잉글랜드) 등 세계 골프 강자들이 한데 모인다.

왕정훈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동계 훈련량이 부족했다. 대학생(한국체육대)인 그가 투어를 뛰느라 이수하지 못한 학점을 채워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력은 오히려 더 강해졌다. 그는 지난달 29일 EPGA투어 커머셜뱅크카타르마스터스 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새해 첫승을 신고했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은 39위로 뛰어올랐고, EPGA투어 상금랭킹도 2위에 올랐다.

왕정훈은 유럽 투어 통산 29번째 대회 만에 통산 3승을 거뒀다. 톰 왓슨(8번째)과 우즈(12번째) 이후 세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왕정훈은 아시아 선수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21년144일)에 3승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EPGA투어 전체로 놓고 봐도 마테오 마나세로(이탈리아)와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에 이어 세 번째다.

왕정훈은 지난해 5월 하산2세트로피와 모리셔스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했고 투어 신인왕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작년의 ‘2주 연속 우승’ 기록을 재현할 수 있다. 이번 대회까지 제패하면 EPGA투어를 넘어 미국프로골프(PGA)급 선수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카타르 대회와 달리 두바이데저트클래식에는 스텐손과 윌렛 등 특급 선수들이 대거 우승 경쟁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왕정훈의 위상도 달라졌다. 그는 1, 2라운드를 전(前)세계랭킹 1위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마틴 카이머(독일)와 함께 경기한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그는 지난달 말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끝난 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 4오버파로 커트 탈락했다. 18개월 만의 투어 복귀전에서 이틀 만에 짐을 싼 그는 두바이로 날아갔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