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메리츠종금증권이 글로벌 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사진)은 “올해부터 미국 유럽 등 선진국뿐 아니라 브라질, 인도, 터키의 부동산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달 취임 7주년을 앞두고 25일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다.

최 사장이 취임한 2010년 2월 이후 7년간 메리츠종금증권의 시가총액은 약 3200억원에서 1조7432억원(25일 종가 기준)으로 5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매년 15%가 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하며 수익률 기준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하기 시작했다.

최 사장은 “브라질, 인도, 터키는 인구가 젊고 시장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금리가 높아 핵심 지역의 오피스 빌딩이라도 자금조달이 어렵기 때문에 지분(에쿼티)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 6%대의 배당을 받으면서 장기적으로는 상당한 수준의 매각 차익도 얻을 수 있다”며 “오피스 빌딩 가격은 물가상승을 반영해 오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취약한 현지 국채보다 더 안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올해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F 대출 건수와 자산가치 대비 대출 규모(LTV)를 줄이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건설된 아파트의 입주가 올해부터 본격화돼 입주 부담이 있는 데다 최근 ㎡당 분양가가 많이 오른 것도 위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다만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대부분 중소형이고 금융회사들도 위험관리를 강화해온 만큼 2007년과 같은 성격의 부동산 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사장은 올해부터 기업 인수합병(M&A)에 돈을 빌려주는 인수금융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CJ CGV가 터키의 극장 체인 마르스를 인수하는 데 3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주선해 대형 M&A 인수금융의 첫 경험을 쌓았다”고 소개했다. 최 사장은 “거래에 대한 빠른 의사결정이 메리츠종금증권의 최대 경쟁력”이라며 “규모를 키우기 위해 수익률(금리)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다른 증권사와 경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올해 자산가들의 주식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소득세법 개정으로 과세표준 5억원 이상 구간이 신설되면서 소득세 최고세율이 40%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자 소득 등 다른 금융 소득과 달리 주식 매각 차익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 때문에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지난 2년간 지점 영업직원을 400명 이상 늘렸다”며 “단순 중개보다는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개인 투자자에 대한 주식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5년 아이엠투자증권을 사들이고 지난해 메리츠금융지주로부터 메리츠캐피탈을 인수하면서 자본금을 약 2조3000억원으로 늘렸다. 대형 투자은행(IB) 진입요건인 자본금 3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2020년 종합금융사 면허가 만료되기 전에 초대형 IB로 성장한다는 게 목표다. 최 사장은 “지난해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이 비싼 값에 팔리면서 M&A 시장에서 증권사들의 가격이 너무 높아졌다”며 “매각 측의 기대 가격이 내려가면 증권사를 추가로 인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전문은 마켓인사이트(marketinsight.hankyung.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유창재/좌동욱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