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지난해 극적으로 타결한 원유 생산량 감축 합의가 시행 3주째를 맞아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OPEC 모니터링위원회 회의가 열린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들과 만나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하루평균 원유 생산량을 150만배럴 줄였다고 밝혔다. 감산 목표치인 175만8000배럴의 85% 수준이다. 지난해 OPEC 회원국은 하루 120만배럴, 러시아 등 비회원국은 하루 55만8000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하고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국가별로는 사우디가 하루 50만배럴 이상 줄여 목표치를 넘겼고, 알제리와 쿠웨이트도 할당량을 넘겨 감산 약속을 지키고 있다. 이라크와 베네수엘라는 목표치의 절반에 그쳤다. 비회원국인 러시아는 하루 10만배럴 줄였고 4~5월 감산량을 하루 30만배럴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알팔리 장관은 “지금까지 해온 감산 합의 가운데 최고”라고 말했다. 감산 목표를 조기 달성할 가능성도 커졌다. 알팔리 장관은 “다음달 모든 국가가 감산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감산 합의 기간은 오는 6월 말까지”라며 “연장 여부는 5월 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53달러대, 브렌트유는 배럴당 55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감산 합의 전 44달러에서 뛰어오른 뒤 박스권에 갇혀 있다. 미국 셰일 원유 증산, 중국과 인도의 경기 둔화 등이 복병으로 남아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