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운드화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연설을 하루 앞두고 3개월 내 최저치로 떨어졌다.

16일(현지시간) 파운드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오후 3시55분(런던시간) 현재 전일보다 1.03% 내린 파운드당 1.205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장중 한때 1.1986달러까지 떨어지면서 1.20달러가 무너졌다. 1.20달러가 무너진 것은 지난해 10월7일 이후 처음이다. 그 이전에 파운드화가 마지막으로 1.20달러를 밑돌았던 시기는 1985년이다.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17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안에 대한 윤곽을 담은 연설을 할 예정인 메이 총리가 이민 억제를 중시해 EU 단일시장과 관계를 끊는 '하드 브렉시트'를 시사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 총리는 그간 이민 억제를 위해 국경 통제를 하면서도 영국과 EU 단일시장 간 최선의 무역협정을 추구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대해 금융시장에선 메이 총리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고 있다는 해석들을 내놨다.

EU 단일시장 접근을 위해선 사람 이동의 자유를 보장해야만 한다는 EU 측의 강경한 태도를 고려하면 결국 메이 총리가 이민 억제를 중시해 하드 브렉시트를 감수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메이 총리가 연설에서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 협상 방향을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공개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