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통상전쟁의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중국의 대미(對美) 무역흑자 규모가 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최근 발표한 2016년 중국 수출입 통계를 인용,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254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2015년의 흑자 규모(2600억달러)와 비교하면 2.3% 줄어든 것이다.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자는 그동안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 지정과 45% 관세 부과 등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미국의 교역촉진법에 따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려면 △대미 무역흑자 200억달러 이상 △경상수지 흑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상 △지속적인 한 방향 외환시장 개입 등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무역흑자 감소는 중국 경제가 서비스업·내수시장 의존형 성장으로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트럼프 당선자는 이 같은 중국 경제의 변화 흐름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