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12월로 끝나는 양적완화 프로그램 연장 여부를 두고 올해와 내년 선거를 앞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4개국으로부터 엇갈린 압박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CB는 지난해 12월8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기간을 올해 3월에서 12월로 연장해 총 5400억유로(약 674조8800억원)를 더 풀기로 했다. 이날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통화정책위원들은 이번 조치로 올해 유럽연합(EU)의 정국 혼란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4개국이 ECB를 압박하고 나선 것은 12월 이후 양적완화 중단 여부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프랑스, 이탈리아는 각각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앞둔 가운데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더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 수준(월 800억유로 채권 매입)으로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양적완화가 중단되면 경제가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독일은 12월을 끝으로 양적완화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올해 독일 경제성장률은 5년래 가장 높은 1.9%며, 물가상승률은 1.7%로 2013년 이후 가장 높다. 마르쿠스 쇠더 바이에른주(州) 재무장관은 “ECB가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연장하면 물가상승률은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역시 양적완화 중단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