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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주 증거인멸 우려없는데도 이재용 구속하려는 특검의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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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금명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와 재계에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으며 출석, 소환요구에도 성실히 응해 조사받아 온 이 부회장의 인신을 구속하려는 건 무리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삼성의 경영과 해외 인수합병(M&A) 작업 등이 당장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검은 13일 아침 7시50분께 이 부회장에 대해 귀가조치했다. 뇌물 공여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12일 아침 9시반 소환한 뒤 22시간 넘게 조사한 뒤다. 특검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내용 검토 후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특검측은 이날 중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명백한 유죄의 증거를 확보했다면 구속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 제3자 뇌물죄의 경우 댓가성 여부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또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하기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과의 관계를 경제공동체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박 대통령을 겨냥해 미리 뇌물죄의 결론을 내려놓고 관련 기업들에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식 수사를 한 것이란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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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적으로 범죄 혐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려면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구속영장 청구의 대표적 근거는 혐의자가 증거의 인멸이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국내 재계 1위인 삼성을 이끄는 이 부회장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공히 알려진 사람으로 도주 우려가 없다. 출국금지 조치도 내려져 있는 상태다.

    증거 인멸 가능성도 떨어진다. 삼성 관계자는 “특검은 세 번이나 진행된 검찰 압수수색의 결과물을 갖고 있다”면서 “세 번이나 수색을 했는데도 인멸할 증거가 또 있다고 판단했다면 그것은 사정당국의 수사가 부실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성실히 검찰과 특검, 국회 조사에 응해왔다. 최순실·안종범·정호성 등 핵심 3인방이 온갖 핑계를 대며 법치를 조롱하고 있을 때 이 부회장은 국회 청문회와 검찰, 특검의 출석 요구에 빠짐없이 나갔다.

    이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삼성이 쌓아온 브랜드 가치 추락 뿐 삼성의 경영과 진행중인 M&A 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당장 삼성전자가 작년 11월 80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한 미국의 전장전문기업 하만(Harman)의 인수도 차질이 우려된다. 하만의 주주들은 지난 3일 하만의 디네쉬 팔리월 CEO 등 이사진이 삼성전자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의성실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집단소송을 냈다. 삼성은 올 11월까지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일부 주주의 반대 의견이 제시된 상황에서 특검 수사가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할까 걱정하고 있다. M&A를 주도해온 이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주주들을 만나 합병의 정당성을 설득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이 부회장은 출국금지에 구속까지 염려해야 하는 처지다.

    작년 말에 이뤄졌어야 할 삼성그룹의 인사와 조직개편 작업도 지연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2008년에도 특검 수사를 받느라 5대 신수종사업 선정이 늦어져 태양광과 LED 분야에서 결국 경쟁력을 상실했다”면서 “그런 일이 다시 벌어질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어느 때보다 법원의 판단이 중요하다. 법원은 구속영장 처리의 원칙인 도주, 증거인멸 우려 등에 대해 철저히 판단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해야할 것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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