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 호전실업 회장 "나이키·언더아머에 스포츠의류 공급…이익 급증"
“나이키와 15년간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고 언더아머의 주요 납품업체로 자리잡는 등 고객사와의 관계가 탄탄합니다. 주력 제품인 스포츠팀복 쪽에서 위상이 확고하기 때문에 성장세가 이어질 것입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1호 기업이 될 호전실업의 박용철 회장(사진)은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20년 매출 목표는 작년의 두 배인 6000억원으로 잡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달 2일 상장 예정인 호전실업은 스포츠의류를 전문으로 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다. 운동선수 유니폼과 같은 팀복을 주력으로 한다. 나이키 노스페이스 언더아머 애슬레타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의류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2468억원, 영업이익 295억원을 냈다.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전년 한 해치(250억원)를 뛰어넘은 규모로 2013년(129억원)의 두 배를 웃돈다.

박 회장은 “대형 고객사들은 OEM 공급업체를 압축해서 관리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주요 협력사로 자리잡은 호전실업에 계속 일감을 늘려 주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호전실업이 강점을 가진 팀복은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빨리 생산하는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에 진입장벽도 높다는 설명이다.

신규 거래처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고속 성장하는 스포츠의류 브랜드 언더아머와는 2011년 거래를 튼 이후 매년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박 회장은 “언더아머가 먼저 연락해왔고 우리가 생산방식 등에 의견을 제시하며 신뢰를 얻었다”며 “언더아머의 우븐(직물) 쪽 OEM 점유율은 호전실업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언더아머 골프바지의 약 90%는 호전실업이 공급하고 있다.

교복사업은 이 회사의 새 성장동력이다. 작년 말 학생복 브랜드 ‘쎈텐’을 내놓고 40여개 학교와 계약을 맺었다. 박 회장은 고객사 주문이 줄어드는 비수기에도 생산라인을 활용할 방안을 고민하다 교복 생산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교복사업이 자리잡으면 10대를 위한 의류 브랜드를 만들고 유통망까지 갖추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마련했다.

박 회장은 “상장 후 배당 등 주주환원방안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상장 후 박 회장과 조카인 박진호 사장 등 최대주주 지분율은 40.8%, 보호예수 예정인 기관투자가와 우리사주조합 지분은 9.2%다.

오는 16~17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19~20일 청약을 받는다. 희망공모가 범위는 3만~3만5000원, 공모 규모는 499억~583억원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