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 '하드 브렉시트' 우려에 출렁
영국 파운드화(貨) 가치가 9일(현지시간) 1% 하락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포기하는 ‘하드 브렉시트’가 될 것이라고 시사한 것이 원인이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 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1.0% 하락한 파운드당 1.2162달러로 마감했다. 작년 10월11일 파운드당 1.2124달러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도 협상을 통해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유지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메이 총리의 발언에 타격을 받았다.

메이 총리는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단일시장보다 이민 통제가 우선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우리가 EU를 떠나도 회원국 지위 일부를 유지하길 원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는 EU를 떠나고 있으며 더는 EU 회원국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단일시장 접근권보다 이민 통제를 우선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븐 캘로 몬트리올은행 유럽외환전략 부문장은 “영국 정부가 명확한 계획을 내놓지 않는다면 시장은 최악을 가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파운드가 약세를 보이는 것과 반대로 영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갔다. 이날 런던증시에서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8% 오른 7237.77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FTSE100지수는 이날까지 10일 연속 상승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