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회사채 쓸어담는 개미들
작년 말 2조7000억원대 자본 확충에 성공한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가격이 치솟고 있다. 만기가 7개월이 채 남지 않은 채권 2종은 액면가(1만원)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 장내 시장에서 대우조선해양7(만기 2018년 3월)은 전날보다 192원20전(2.4%) 오른 82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초 6800원이던 가격이 한 달 새 20.6% 올랐다. 대우조선해양6-1(2017년 4월), 4-2(2017년 7월)는 전날보다 각각 5원10전과 100원 오른 9500원, 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내 시장은 주로 개인투자자가 거래하는 곳이다. 장내에서 거래되는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는 대우조선해양7, 6-1, 4-2를 포함해 총 5종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말 2조7858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을 상대로 1조785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데 이어 최대 채권자인 수출입은행에 1조원 규모의 30년 만기 전환사채(신종자본증권)를 팔았다. 유건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이번 자본 확충으로 2015년 말 7308.4%를 찍은 부채비율이 900% 안팎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작년 9월 말 대우조선해양의 자기자본은 -1조3384억원이었다.

그러나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이번 자본 확충을 통해 유입된 돈은 두 국책은행에서 빌린 차입금 상환에 쓰이기 때문에 회사채 상환 여력이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있는 채권인 만큼 개인투자자가 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5월 초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 회사채(한진해운76-2)는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로 7월 중순 7700원까지 올랐으나 9월 법정관리 절차를 밟으면서 700원대로 떨어졌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