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안과환자 387명 분석

눈물막 지방층의 두께로 안구건조증을 진단할 때는 나이, 성별 등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눈물막 지방층이 60㎚ 이하면 안구건조증 위험이 크다는 천편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했지만, 환자 특성에 따라 진단 기준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구에는 눈물막이 있어 각종 세균과 먼지를 제거하고 선명한 시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데, 이 눈물막 지방층 두께는 안구건조증을 진단하는 기준의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김태임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팀은 2015년 1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병원을 찾은 387명을 대상으로 안구표면상태를 검사하고 눈물막 지방층 두께를 측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눈물막 파괴속도, 눈의 이물감과 건조감 증상 등을 고려해 실제 안구건조증이 있는 환자그룹(323명)과 그렇지 않은 정상그룹(64명)을 구분했다.

이후 대상자의 눈물막 지방층의 두께를 측정한 결과 안구건조증 환자그룹에서는 눈물막 지방층 두께의 분포가 20~100㎚, 정상그룹은 33~100㎚로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적용해온 눈물막 지방층 두께에 따른 진단 기준에서 벗어난 안구건조증 환자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만약 눈물막 지방층의 두께로 안구건조증 진단을 했다면 정상그룹에서는 60㎚ 이상, 환자그룹에서는 60㎚ 미만의 분포가 측정됐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태임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눈물막 지방층이 두꺼운데도 실제 안구건조증 증상을 보이는 환자와 반대로 눈물막 지방층이 얇아도 안구건조증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단순히 눈물막 지방층 두께만으로 안구건조증을 진단하면 임상적으로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보통 나이가 들면 눈물막 지방층이 두꺼워지는데, 이 때문에 고령의 환자는 눈물막 지방층이 60㎚ 이상이더라도 안구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연령에 따라 안구건조증의 진단 기준을 달리해야 하며 여성 역시 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성보다 눈물막 지방층이 두꺼우므로 남성과는 차별성을 둔 진단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ae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