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영 화승비나 대표(사진)는 베트남의 최대 매력으로 “아시아 어디에서도 베트남을 대체할 만한 곳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안정적인 물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치안, 그리고 약 1억명에 달하는 인구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발효 무산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화승은 신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부터 화학, 소재, 자동차부품, 종합무역 등을 망라하는 그룹이다. 이 대표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중국 몽골 인도네시아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화승비나를 한국 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키기도 했다.

그는 베트남이 중국과 인도를 대체할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잠재력이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신발 수입액은 약 230억달러에 달하는데 이 중 85%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은 7.5%에 불과하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수지 불균형을 강조하며 대(對)중국 무역장벽을 쌓고 있는 터라 역으로 이런 흐름이 베트남에 호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일각에서는 캄보디아와 미얀마를 거론하기도 하는데 인터넷망을 비롯해 전력, 도로 등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이란 기준에서도 베트남을 따라가려면 멀었다”고 말했다.

‘묻지마 투자’는 위험하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이 대표는 “베트남은 양면성을 지닌 시장”이라며 “한동안 신천지처럼 보일지라도 곧 신기루로 바뀌는 곳이 베트남”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생산방식으로는 베트남에서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며 “업무의 시스템화, 자동화를 통해 스마트한 경쟁 기반을 재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동휘 기자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