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17.01.04 11:19
수정2017.01.04 11:19
배우 유인영은 주로 도도하거나 악녀의 모습으로 시청자와 관객 앞에 섰다. 영화 `여교사`에서 맡은 역할도 굳이 말하자면 악역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기존에 했던 역할과는 결이 다르다. 유인영이 분하는 혜영은 금수저다. 금수저의 조건을 갖춘 그가 악의 없이 한 말과 행동은 흙수저 효주에게 비수로 날아든다. 악역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단순히 악역으로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래서 김태용 감독은 혜영에게 `맑은 악역`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영화 `여교사`(감독 김태용)는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와 정교사 혜영(유인영), 그리고 남학생 재하(이원근)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유인영은 극 중 외모와 집안, 재력을 모두 갖춘 금수저 여교사 혜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유인영은 `주는 것 없이 미운` 혜영의 천진난만함과 밝음, 얄미움을 잘 표현해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유인영과 이야기를 나눴다.영화 처음 본 소감을 말해달라.영화를 찍은 지 꽤 됐는데 이렇게 궁금한 영화는 처음이었어요. 편집본이 굉장히 많았다더라고요. 어떤 편집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주제가 많이 바뀌는 영화였어요. 이번에 완성본을 보면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재미있게 봤어요.이 작품 선택할 때 고민은 없었나.조금은 고민했지만, 많이 망설이지는 않았어요. 여성 위주의 작품이 우리나라에는 많지 않은데 그 작품 중 하나를 제가 읽고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죠. 예측하지 못한 결말도 좋았고요. 기존에 했던 캐릭터와는 느낌이 다른 것도 있었고, `거인`의 김태용 감독님을 향한 신뢰도 컸고요.개봉 전부터 `문제작`이라는 시선을 받았다. 부담스럽지는 않았나.이 열기가 개봉 뒤에 훅 꺼질까 봐 무섭기도 하면서 좋기도 해요. 관심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기쁘죠. 김하늘 선배랑 `영화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맨날 얘기해요.출연한 영화 중 `청불` 판정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시나리오상에서는 베드신이 더 파격적으로 그려져 있어요. 하지만 감독은 그 장면이 주목받는 걸 원치 않아서 적절한 수위로 조정했어요. 상황과 설정이 야한 느낌이 들 뿐이지 예쁘게 그려졌다고 생각합니다.그동안 대중성 있는 작품을 주로 해왔는데 `여교사`에 출연한다니 좀 의외였다.평소 예술영화나 독립영화 같은 작품성 있는 시나리오를 좋아해요. 김태용 감독의 전작 `거인`을 보고 놀랐죠. 배우 최우식의 이면을 끄집어냈더라고요. 김 감독이라면 저의 새로운 부분을 발견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어요.결과물에 만족하나.영화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려웠어요. 여교사와 남학생의 자극적이고 파격적 관계를 그렸지만 그 안엔 사회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계급적인 문제, 인간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감정선 등을 다뤘거든요. 감독님이 깔끔하게 이 모든 이야기를 조금씩 잘 녹여냈단 생각이 들었고, 의도한 대로 영화가 잘 완성된 것 같아 영화를 본 뒤 감독님께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어요.어떻게 혜영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갔나.감독이 특정 디렉션을 주기보다는 저와 얘기를 많이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어요. 맑고 순수한 소녀 느낌을 원했는데, 이게 너무 과하면 맹해 보이거나 철없어 보일 수도 있었거든요. 악역이었지만 가해자가 아니라 `네가 날 건드렸으니 서로 주고받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편집도 잘 되고. 결과적으로 굉장히 잘 다듬어져서 좋았어요.`여교사`는 질투심, 열등감 같은 인간의 원초적 감정이나 계급 문제 등 여러 가지를 다루는데 대중은 교사와 제자의 사랑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처음에는 `우리 영화 그런 게 아닌데`라고 생각을 했는데 호기심을 갖고 봐주는 것이니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른 지점도 있다는 걸 확실히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런 관심이라도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심리 연기가 중요한 영화다.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극 후반부 효주와 혜영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장면에서부터는 혼란스럽기도 했어요. 운동장 장면을 찍을 때 그랬어요. 마지막 장면에서 효주의 감정이 극에 닿을 수 있게 혜영이가 효주의 무언가를 긁어줘야 했어요. 혜영의 감정이 갑자기 변한 것 같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어요.13년간 연기를 해왔다. `여교사`를 찍으면서 달라진 점이 있나.그동안 연기에 있어서 많이 타협하는 편이었어요. 주연이 아닌 이상 전체적인 극의 흐름을 위해선 욕심부릴 시간 없이 타협해야 하거든요. 하지만 이번 작품에선 김태용 감독과 얘기도 많이 나누고 캐릭터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조율했어요. 이렇게 동등하게 작품에 임한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여교사` 촬영이 끝나니 `이젠 내가 욕심부려야 할 것은 챙겨야 하겠구나`란 생각을 했죠.(사진=필라멘트픽처스 제공)뉴미디어뉴스팀 장소윤기자 newmedia@wowtv.co.kr한국경제TV 핫뉴스ㆍ`정유라 패딩`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야상 대참사` 연상?ㆍ정미홍 前 아나운서, 연이은 논란…JTBC 공개 폄하 "조작이 밝혀져도 사과는 커녕…"ㆍ정미홍 "문재인, 역사 교과서 제대로 읽어는 봤나".. 각종 발언 논란 왜?ㆍ정유라 패딩, A부터 Z까지 “이런 패딩 숨김 처음이야”ㆍ안희정 "손학규, 정치 일선에서 은퇴해 달라"...안희정 반발 왜?ⓒ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