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 전단이 아시아 해역에서 잇따라 무력과시에 나서자 미국도 이 해역에 항모 전단을 긴급 발진시켰다.

2일 중국 신랑(新浪) 군사망에 따르면 동태평양에 배치돼 있던 미 해군 제3함대 소속의 칼 빈슨호 제1항모 전단은 오는 5∼6일께 아시아·태평양 해역으로 출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동중국해, 서태평양을 거쳐 남중국해를 오가며 무력과시를 하는 중국 랴오닝함을 견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지역엔 주일미군 제7함대가 레이건 항모 전단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항모는 오는 5월까지 수리 보수에 들어간 상태다.

칼빈슨호는 1982년 취역한 니미츠급 원자력 추진 항모로 2개 함재기 연대 등을 탑재하고 구축함 메이어호, 머피호, 순양함 레이크 챔플레인호 등의 호위를 받는다.

한편 작년 말 서해와 동중국해, 서태평양을 거쳐 온 랴오닝함 전단은 새해 첫날부터 남중국해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중국해에 진입해 하이난(海南)성 해군기지에 정박하고 있던 랴오닝함 항모전단이 새해 벽두부터 영유권 분쟁해역인 남중국해에서 보란 듯이 영유권 수호를 명분으로 무력성 시위에 나선 것이다.

왕쩌썬(王澤森) 랴오닝함 부정치위원도 “새해 훈련 강도를 높여 항모의 작전운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가을로 예정된 중국공산당 19차 당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랴오닝함의 새해 첫 훈련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신년사에서 “영토 주권과 해양권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은 신년사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 등의 개입에도 단호히 맞서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중국 항모전단의 이런 훈련은 최근 중국이 직면한 한반도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대만과 미국의 관계 강화 움직임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는 지적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