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5~8일 방미…출국前 메시지 내놓을 듯
귀국 후 본격적으로 대선 준비…캠프 사무실 계약도 마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오는 5일 미국을 방문한다.

2일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같은 당 오세정 의원과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 Show) 2017'에 참석차 5일 오후 출국했다 8일 새벽 귀국할 예정이다.

안 전 대표는 이번 CES 참관에서 스마트홈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가전 분야에 적용된 최신 기술 동향 등을 중점적으로 둘러볼 예정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15년에도 CES를 참관했고 지난해 9월에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를 둘러보고자 독일을 방문하는 등 정보기술(IT)을 주제로 한 전시회에 자주 참석해왔다.

안 전 대표는 그동안 중요성을 강조해 온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첨단 IT 기술의 최신 유행을 한발 빨리 습득하고 이와 관련한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정치인을 만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미국 방문의 의미에 대해 "올해 경제상황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이번 CES 참관을 통해 현재의 위기 극복방안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생산적 해답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안 전 대표가 정치적으로 고비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마침 이 시기에 미국을 방문하는 것에 담긴 의미를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안 전 대표는 최근 '정치적 동지'인 김성식 의원의 원내대표 패배에 충격을 받고 연말·연시 일정을 모두 취소한 후 사실상 '칩거'중인 데다 대선 주자로서의 지지율도 지지부진하면서 당 안팎에서 위기론이 나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방문을 통해 분위기를 일신하고 이를 계기로 귀국 후에는 자연스레 대선 준비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안 전 대표는 오는 15일 전당대회가 끝나면 본격적인 캠프를 꾸릴 계획인 가운데 이날 캠프가 차려질 여의도 한 빌딩의 사무실을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대 시즌을 맞아 의도적으로 당과 거리를 두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당은 오는 3일까지 대표 및 최고위원 출마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7일부터 시도당 개편대회를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전대 모드에 들어간다.

당의 한 관계자는 "안 전 대표 본인이 전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어진 상황에서 당은 당대로 가고 본인은 본인 대로 대선 행보를 걸으며 어떤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지에 대해 집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서 칩거 끝에 첫 일정으로 미국 방문을 선택한 것에 의미를 두는 시각이 나온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일 오전에 미국으로 출국한 것과 겹쳐 보인다는 말도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출국 전 각종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입장을 밝힐 계획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박수윤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