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2일 오후 4시30분

미래에셋대우가 올해 순이익 목표를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규모로 잡았다. 통합 성공에 따른 시너지, 자기자본 업계 1위 증권회사의 프리미엄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파상적인 영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다른 대형 증권사들은 수익·고객 쟁탈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일 미래에셋그룹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당기순이익 8000억원을 실적 목표로 잡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35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증권업계가 최대 호황을 누린 2015년 순이익이 4735억원(합병 전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 실적 합산)에 머문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목표치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각 사업부문에서 자발적으로 내건 목표 수치를 취합한 결과”라며 “출범 첫해를 맞아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데 구성원들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의 목표치가 실현되면 증권업계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한국투자증권이 2005년 올린 7322억원이 업계 최대 기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박현주 그룹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합병 시너지 창출과 업계 1위 규모의 자기자본을 활용한 공격적 투자, 초대형 투자은행(IB) 업무 등 신사업을 통해 순이익 8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해 하반기부터 초대형 IB로서 어음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의 최대 두 배 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미래에셋대우 자기자본(1분기 7조원 예상)을 감안하면 어음발행으로만 최대 14조원의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연 4%의 수익을 올릴 경우 어음금리(연 1.7%)를 제외한 연간 3200억원 상당의 수익을 추가로 올릴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기존에 하고 있던 국내외 부동산 사업, 기업 지분투자 등을 늘릴 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조성하는 1조 벤처펀드 등에도 신규로 투자해 수익을 낸다는 방침이다.

연금 사업부문에서도 대규모 실적 향상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약 8조3000억원 수준인 연금자산을 올해 내에 10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 사업에서도 이익 급증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뉴욕법인은 상반기에 현지 프라임 브로커리지(PBS)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PBS는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신용공여 컨설팅 증권대차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를 위해 지난달 뉴욕법인에 1억5000만달러(약 178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했다.

미래에셋대우가 공격적인 실적 목표를 세우면서 경쟁사들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 증권사 대표는 “모든 사업부문에서 미래에셋대우와 각축전을 펼쳐야 할 것 같은 분위기”라며 “올해 대형업체 간 경쟁이 전례 없이 달아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임도원/좌동욱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