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한 '오바마 행정부'의 보복 제재에 따라 미국을 떠났다.

AFP통신 등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를 인용해 미국에서 근무하던 러시아 외교관 35명이 이날 비행기를 타고 워싱턴 D.C를 떠나 모스크바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외교관의 가족들을 포함하면 모두 96명이 러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부가 지난달 29일 민주당 측 인사들의 이메일 해킹을 러시아가 했다며 보복 조치를 단행한데 따른 결과다.

미국 정부는 자국에 주재한 러시아 외교관 35명의 추방, 미국 내 러시아 공관 시설 2곳 폐쇄, 해킹 관련 기관·개인의 경제제재를 주요 내용으로 한 대(對)러시아 제재안을 내놨다.

미국의 조치에 러시아도 보복 제재를 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 외교관을 1명도 추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취한 의외의 선택은 러시아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한 이후 차기 미국 정부의 태도를 보고 대미 정책을 펴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계산이 깔렸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