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커 전세기 금지에 유통업체 '비상'
유통업계가 연초부터 중국발 악재에 비상이 걸렸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여파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유커) 이 감소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한국행 전세기 운항까지 금지했기 때문이다. 유커 매출 비중이 60%가량 되는 면세점 등에선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갤러리아면세점63은 지난해 12월 하루평균 매출이 9억~10억원 수준이었다. 쇼핑 성수기인 연말인데도 전달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갤러리아면세점63 관계자는 “사드 이슈가 불거진 작년 하반기 이후 매출 성장세가 주춤해졌다”며 “이달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가 있어 매출 반등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전세기 운항 금지로 상황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2015년 12월 문을 연 HDC신라면세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전세기 운항 중지 등을 시작으로 단체여행객이 줄면 유커 감소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며 “정부 정책에 영향을 덜 받는 중국인 개별 관광객(싼커)을 잡기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5월로 예정된 사드 배치가 현실화되면 중국의 보복 강도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전세기 운항 금지는 여행산업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사건은 아니다”며 “진짜 문제는 사드 배치가 본격화된 뒤 유커의 방한을 막는 다양한 정책이 시행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유커 숫자는 지난해 7월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7월 91만1137명이던 중국인 관광객은 그해 11월 52만6609명으로 줄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율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유커 수가 70.2% 늘었지만 11월 증가율은 1.8%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영향으로 관광객이 급감했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